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Michio Kaku 의 'Hyperspace'
    책 읽는 즐거움 2014. 2. 4. 08:02

     

     

     

     

     

     

     

     

     

     

     

    열흘 전에

    이론물리학자 Michio Kaku 의 Hyperspace (1994)와

    어느 철학자가 쓴 진화론에 관한 책을 함께 샀다.

    그보다 먼저 한 달 전엔 '우주 법칙 완전 안내'라 부제가 붙은

    수리물리학자 Roger Penrose 의 Road to Reality (2004)를 샀다.

    다 동네 도서관에서 3불씩 주고 샀다.

     

    두 시간쯤 읽어 보고 철학자의 책은 동네 도서관에 되돌려주었다.

    어떤 철학자들의 특유하게 짜증스런 책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다. 그런 철학자도 보통 사람도

    (이성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건 같다. 다만 차이는,

    그런 철학자는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전혀 심오하지 않고 그저 불필요한 설명으로,

    그것도 '철학한다'는 표현을 써 가면서,

    책 전체의 4분의 3을 채우니 말이다.

    20년 전 진화론 책은, 사실, 너무 덜 진화했기 쉽다.

    그 책을 잊게 된 게, 시간 낭비를 더 안 하게 된 게

    후련하고 유쾌했다. Hyperspace 를 6불에 산 셈쳤다.

     

    Hyperspace 의 마직막 페이지를 그저께 밤에 넘겼다.

    The Road To Reality 는 이제부터, 다른 책 읽는 사이사이,

    천천히, 찬찬히, 즐길 생각이다.

    둘 다 첨단 이론 물리학에 대한 일반 독자 대상의 책이지만,

    Hyperspace 수식 한 줄 따로 안 쓴 삼백여 페이지 아담한 책인데

    The Road To Reality온갖 고등수학이 다 들어간

    천여 페이지 묵직한 책이다. Reality 에 닿는 길은 역시

    험난할 수밖에 없는 건가.

     

    Hyperspace 는 두 가지 놀람을 내게 준 멋진 책이다.

    보기완 딴 판으로 은근히, 상당히, 재미있었다.

    손에서 몇 번 안 내려놓고 다 읽고 나니, 그래도

    최첨단 물리학 통일장 이론이라는 10차원 공간 스트링 이론(String Theory)에 대해

    아주 희미하게나마 짐작이 가는 바가 있게 해줬다.

     

    수학은,

    바둑을 안 배웠지만 바둑이 그만큼 재미있을 리 없다고,

    음악이나 시처럼 아름답다고,

    속세와 무관한 그 독립성과 순수성이 좋다고,

    그렇게나 나는 말하곤 하는데

     

     Hyperspace 에서 Michio Kaku 는

    우주의 진실이 수학에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면서,

    스트링 이론의 기반 물리 법칙을 아직 모르는 건

    21세기 수학을 기다려야 해서라고.

     

    서두에 인용된 아인슈타인의 말이 아주 적절하다.

    내가 느낀 이 책의 인상으로 적어 두기에도.

     

    But the creative principle resides in mathematics. In a certain

    sense, therefore, I hold it true that pure thought can grasp reality,

    as the ancients dreamed.

                                                                     Albert Einstein

     

    책 속에, 즐거움을 주는 아름다운 문장들과 인용이 많다.

     

    "나는 그 신비의 근원에 도달해 보기로 결심했다, 설사 그러기 위해선

    이론물리학자가 되어야 한다 해도." (p 6)

     

    "자연의 법칙들은, 그들 본래의 집인, 고차원 공간에서 표현될 때

    단순해지고 우아해진다." (p 12)

     

    "아인슈타인은, 권력이나 돈 같은, 대개의 사람이 추구하는 것들을 거부한

    사람이었다." (p 81)

     

    "양자물리학자 Wolfgang Pauli 는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이론들을,

    평소의 그 빈정대는 투로, '그건 틀린 것조차 아니다 It isn't even wrong'

    일축하곤 했다." (p 107)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C. N. Yang 이 한번은 '자연은 대칭법칙들의

    수학적 표현을 이용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p 129)

     

    "시와 그것이 독자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 사이의 미묘한 상호 작용" (p 129)

     

    "과학자에게 방정식은 심포니의 악장과 아주 비슷하다." (p 130)

     

    "방정식들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리듬을 갖고 있다." (p 130)

     

    "수퍼스트링 이론의 아름다움과 단순함은 궁극적으로, 아직 정확한 성격이

    알려지지 않은, 기하학적 원칙에서 온다." (p 157)

     

    (이론물리학계의 지배적인 존재인 Edward Witten 에 대해서) "그렇다,

    논의의 여지는 있지만 세계에서 아마 가장 머리가 좋은 그 사람은 '리버럴'한

    민주당 지지자이다." (p 152) 

     

    "별은 핵 난로다." (p 218)

     

    "우리의 대양과 대기는 무한하지 않고 단지 지구 표면의 얇은 막일

    뿐이다." (p 290)

     

    "과학자들은 우리가 죽고 나서 오랜 후에 우리 몸의 원자들이 결국 어떻게 될지

    이따금 궁금해한다. 우리 분자들이 언젠가는 태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 (p 298)

     

    "More precisely, we live on the Orion spiral arm of the Milky Way

    [galaxy]." (p 299)

     

    "Richard Feynman 은 어떤 철학자들의 젠체하는 허식을 폭로하려 하는 것을

    거의 자신의 '평생 직업'으로 만들었다." (p 317)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Eugene Wigner 는 일찌기 'The Unreasonable

    Effectiveness of Mathematics in the Natural Sciences' 란 솔직한 제목의

    에세이조차 쓴 적이 있었다." (p 328)

     

    "종교 전쟁 또는 '거룩한 전쟁'은, 사실, 그  순전한 흉포함에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저지른 가장 나쁜 범죄와 맞먹는다." (p 331)

     

    스트링 이론에 대해서 조금 더 그리고 근황을

     Road to Reality 에서 읽게 될 것 같다.

    각각 우연히 만난 두 책이 서로 이렇게 연결됨을 보는 것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이번에 알게 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였다는,

    Kaku 의 최근의 두 책이 궁금해진다, 특히

    Michio Kaku, Physics of the Future (201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