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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ji Kwock Kim 의 또 다른 시 <이조 백자 밥그릇을 보면서>
    2014. 4. 6. 00:10

     

    Suji Kwock Kim 시집 <Notes From The Divided Country>(2003)를 처음 읽어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시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시였던 것 같다. 생각난 김에 당장 올리고 싶어서 사실 그냥

    원문 영시만 올릴까 하다가 그래도 있어서 나쁠 건 없겠지 싶어 서둘은 단번의 엉성한 번역을

    덧붙인다. (번역을 다시 읽어보니, 아무래도 나중에 언제 여유를 갖고 다시 시도해야겠다.)

     

     

     

     

     

     

     

     

     

     

     

     

                    Looking at a Yi Dynasty Rice Bowl

                                   After So Chongju  서정주를 본떠서

     

                                       Suji Kwock Kim

     

     

     

     

         Seeing this plain                                                투박한 이 백토(白土)를

         white clay --                                                     보고 있자니 --

     

     

         white laundry slung                                            텃밭 빨랫줄에

         on a line in my lot.                                            걸린 흰 빨래.

     

         Rough hemp,                                                     거친 천,

         shirt and trousers                                              셔츠와 바지

     

         I must leave                                                       드러난 그대로

         unfolded forever.                                      언제까지고 놔둬야 하리.

     

         Like my brother taken                                        전쟁 때 북(北)으로 잡혀간

         north during the war,                                          내 오빠처럼,

     

         clothes hanging                                                 결코 돌아오지

         like a brother                                           않을

     

         who will never                                          오빠처럼

         come back,                                                        걸려 있는 옷,

     

         I am finally ready                                      이제야 그대로 다

         to have as they are --                              받아들이게 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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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nbee2014.04.06 21:06 

      좋은 시를 또 이렇게 만나니 고맙습니다.
      매끈한 백자보다 투박한 토기(그 또한 백자이지만)가 더 정겹기도 하려니와
      담긴 사연도 많다는 느낌이에요. 그릇닮은 소박한 이야기.
      그러나 저 시인의 이야기는 끝내는 슬퍼요.

      그대로 놔둬야 하는 것도 슬프고
      그대로 다 받아들이게 되는 것도 슬프고요.
      체념은 슬픔을 넘어선 슬픔이란 생각 자주 하거든요. 제가.

      • 노루2014.04.07 02:51
        미국에서 태어난 시인의 시에서 한국적인 정서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게 좋더라고요. 'Hwajon [Fire-field]'(화전火田) 이란
        시에는, 일제 시대에 농민들이 화전민이 되어야 했다는 얘기를
        각주(脚注)로 달기도 하고요.

        백자 밥그릇을 보면서 일단 빨랫줄에 널린 흰 빨래가 연상되고
        나면 그 다음엔 서정주의 시라면, 그리고 한국 사람들 정서라면,
        대체로 어떤 얘기일지가 ....

        삶이 꽃이라면 빨강이나 노랑 또는 흰색이나 파란 꽃만 아니고
        검은 꽃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파란편지2014.04.08 14:32 

      번역이랍시고 뜻을 왜곡해버리거나,
      자신도 시인이거나 적어도 문학작품 전문 번역가랍시고
      다시 새로운 작품, 그것조차 우습고 어설프고 희한해서 전혀 새로운 작품, 그리하여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한국인의 정서에 맞지도 않은 한국제 시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훨씬 편안하고 그래서 '좋은' 번역입니다.

      서정주 시인은 친일파 시인이라고,
      요즘 국어 교과서에서는 완전히 사라져버린 시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국화 옆에서>
      그 시도 이젠 읽기 어려워졌습니다.
      친일! 저도 참 웬만큼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 노루2014.04.09 09:52

        그래도 마지막 세 연은, 아마,

        결코 안 돌아오는
        오빠

        오빠 같이
        걸려 있는 옷,

        ...
        ...

        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서정주 시인의 경우는, 그의 이름으로 된 전두환 찬양시(생일 축하시?)를
        2000년 무렵에 처음 읽었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누가 서정주
        시인을 '한갓 글재주꾼'이라고 불러도 할 수 없겠더라고요.

      • 파란편지2014.04.09 10:06 신고
        저 번역도 썩 좋은 것 같은데요?

        "걸려 있는 옷/오빠처럼, //결코 돌아오지/않을."

        쉼표와 마침표를 바꾸면 어떨까요?
        아니, 제 말씀은 저대로 둘 경우에 말입니다.
        (괜히 알지도 못하면서...ㅎㅎ)

        '글쟁이들' '글재주꾼' 중에는 허튼짓하는 경우가 요즘도 많습니다.
        그야말로 '비일비재'지요.
        그들은 돈만 주면, 인기만 올라간다면, 이름이 알려진다면,
        무슨 짓이든 할 것입니다.
        그 허튼짓의 종류도 참 가지가지입니다.
        그런 자꾸 얘기 하면 머리가 복잡해지고 더러워지니까 그만두겠습니다.
      • 노루2014.04.09 11:16

        마지막 네 연만 가지고 이야기하지요.

        둘째와 셋째 연만 보면, 파란편지님 말씀 하시는 대로.

        "걸려 있는 옷/오빠처럼, //결코 돌아오지/않을."

        로 하면 전혀 문제가 없고 좋으네요.

        그런데, 원문에서는 그 네 연이 한 문장이고, 마지막 연의 (있는 대로 받아들일)
        대상이 되는 하나가 첫째 연(의 오빠), 그리고 또 하나가 둘째와 셋째 연(의 옷)이다
        보니 각각 첫째와 셋째 연 뒤에 쉼표가 있네요. 그래서 그걸 따르느라 쉼표를 번역에도
        저렇게 찍었지요. ㅎ
        아예 좀 더 평이하게 본문을 고쳤습니다. ㅎ

        우리 시에서는 마침표 같은 문장 부호를 안 쓰기도 한다는데, 영시에서는
        대체로 문장 부호를 제대로 넣더라고요.

      • 파란편지2014.04.09 11:33 신고

        그렇네요. 마지막 연을 소홀히 봤더니......
        어쨌든 멋진 번역이 된 것 같습니다. 다시 읽어봐도 분명 좋은 시입니다.

      • 노루2014.04.09 11:46

        결국, 영어와 우리 어순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인데 ....
        모르겠어요. 하여튼, 원문이 옆에 있으니까요. ㅎ ㅎ
        고맙습니다.

    • jamie2014.04.10 01:58 

      이 시...참 좋네요.
      투박한 백자 밥그릇을 보고...
      마당에서 너풀대는 흰 빨래,
      거기서 북으로 끌려간 오빠를 연상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마음이 된 시인.
      이런 시인이 있슴을 노루님 덕분에 알게 되었으니,
      다시금 인터넷 세상이 즐거워요.^^

      • jamie2014.04.10 02:00 신고

        한국동란을 겪은 연로한 시인인가 했는데...
        검색해보니 아리따운 1969년 생. 의외네요.
        아마존에 방금 저 책 오더했어요.

      • 노루2014.04.10 02:31

        여기 한인 2세들이 아느 때가 되면 한국에 대해서
        좀 알고 싶어지기도 하는가 봐요.

        그런데, 원문만 올려 놓으면 들어와서도 안 읽어볼 사람들이
        혹 있을 것도 같아서 번역을 해보는데, 아차, 실수하기도
        쉬운 게, 요 아래 'Drunk Metaphysics'는 지금 보니, 현재형
        동사를 아무 생각 없이 과거형으로 번역했더라고요. 지금
        고쳤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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