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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y Cope 의 시 '오렌지'시 2014. 3. 28. 14:18
The Orange 오렌지
Wendy Cope
At lunchtime I bought a huge orange -- 점심 때 아주 큰 오렌지를 하나 샀어요 --
The size of it made us all laugh. 그 크기에 우리 모두 웃었답니다.
I peeled it and shared it with Robert and Dave -- 껍질을 벗겨서 로버트 그리고 데이브와 나눠 먹었지요 --
They got quarters and I had a half. 그 둘은 반에 반씩 그리고 난 반을 먹었답니다.
And that orange, it made me so happy, 그 오렌지가 나를 참 행복하게 했어요,
As ordinary things often do 일상의 일들이 요새 와서 자주 그런 것처럼요.
Just lately. The shopping. A walk in the park. 쇼핑이며 공원을 걷는 거며.
This is peace and contentment. It's new. 이런 게 평화와 만족이지요. 이렇긴 처음이예요.
The rest of the day was quite easy. 남은 하루도 아주 편안했지요.
I did all the jobs on my list 하려던 일도 다 했고요,
And enjoyed them and had some time over. 그것도 즐기면서요, 시간도 남았답니다.
I love you. I'm glad I exist. 사랑해요. 살아 있다는 게 기뻐요.
-- From 'Good Poems,' Selected and Introduced by Garrison Kellor (2002).
* 마지막 줄의 '사랑해요'는, '사랑해요, 오렌지'일 것 같긴 하지만그냥 원문에 더 가까운 쪽을 택했다.
얼른 끝내고 자려고 통역하듯 거의 단번에 번역했다. 누가 좀 멋지게 다시 번역해보는 건 어떨지.
지금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Wendy Cope 여사는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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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창2014.03.28 16:54
좋은 포스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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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2014.03.28 23:44
밝고 따스하고 사랑스런 시예요.
단번에 통역하듯 번역하신 거라서 입에 착 감기며
감칠맛나는 자연스러움이 깃들었을까요?
구어체가 자연스러우니, 시의 흐름이 매끄럽고 다정해요.
그냥 제 짧은 생각에서의 느낌이지만..
교수님의 번역이 참 좋네요.
Wendy Cope, 시인의 일상이 참으로 따스한 날들인 것 같아요.
시를 저렇게 쓰면 되는 것이네요.ㅎ
쉽고 별 꾸밈없지만, 따스하고, 행복한 기분을 그대로 전해주는.
교수님의 번역 때문일까요?
<사랑해요. 살아 있다는 게 기뻐요. > 이 구절 특히 좋아요.-
노루2014.03.29 23:35
괜찮지요? 맞아요, 시를 저렇게 쓰면 되는 건데 ....
어쩔 수 없지만, 원문 시의 음악성은 놔두고 내용만 옮겨 놓아야
하니 참, 결국 반은 놓치는 거죠.
인터넷에서 찾은, 이제 곧 만69세가 되는 저 시인의, 또 다른 시
'He tells her'도 내용도 재미있어서 옮겨 볼까 했지만 역시 원문으로
읽어야 제 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He tells her
Wendy Cope
He tells her that the earth is flat –
He knows the facts, and that is that.
In altercations fierce and long
She tries her best to prove him wrong.
But he has learned to argue well.
He calls her arguments unsound
And often asks her not to yell.
She cannot win. He stands his ground.
The planet goes on being 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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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한 단어로 순진하게 씌어진 시,
그 유명한 일본 할머니 시인이 떠오르는데요.
거기에 철학에 관한 시까지 아래에 써놓으셨고...
노루님의 방대한 독서가 짐작됩니다!-
노루2014.03.30 12:57
eunbee 님 댓글에의 답글로 소개한 시 'He tells her'도
재미있네요.
가끔 상대방에게 'yell'
하지 말라고 해서 약을 돋구는 걸, 따지기나 논쟁을 'well'
하게 하는 한 작전으로 써먹는 사람들이 실제 있는 것
같더라고요.
철학자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니, 떠오르는 생각을 좀 아무렇게나
적어 놓은들 아무렴 어떠랴 싶어서요. ㅎ
우리 뇌의 소프트웨어적인 면 특히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능을 종종 떠올리게 되요. 신이 만든 뇌가 아니라 진화한 뇌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철학들은 우리 뇌의 'over'하는 경향의 산물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우리 뇌의 가장 놀라운 기능이
상상(imagination) 아닐까요? 스스로 속으면 이로와서 스스로 잘
속는 상상도 있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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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편지2014.03.31 22:57
이 시를 다시 와서 읽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는 것은, 만약 "사랑해요, 오렌지."라는 의미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사랑해요, 오렌지."
지난번에 와서 읽을 때는 "살아 있다는 게 기뻐요."에 빠져 있었습니다.
정말로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시 보여주셨습니다.-
노루2014.04.01 05:41
아예 경어체로 번역하지를 않았더라면 'I love you'를 그냥 '너를 사랑해'로
하고 말았을 텐데요. 사실 저 'you'를, 제목이 '오렌지'이고 오렌지 때문에
행복한 날이었으니, 대체로 오렌지로 읽을 것 같지만, 시의 화자 자신으로
(그러니까 스스로에게, 너 오늘 잘 했다, 하는 식으로) 읽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어요.
첵 제목이 'Good Poems'이고, 아침 공영 방송으로 들려주던 주옥 같은 294편의
시가 실려있다고 하고, 제본도 이쁘고, 어쨌든 단돈 3불짜리이고, 그래서 갖게된
시집에서 우선 한 편 올려볼 생각을 한 건데, 쉽게 좋아지는 시들이 눈에 잘 안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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