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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건 실수였어
    짧은 글 2014. 8. 3. 09:50

     

    한낮에 테니스 치고 나서

    아직도 한낮에 생맥주 700cc 두 잔 마시면서야

    내가 내게 분명히, 또렷이, 말했다.

     

    그건 실수였어.

    30년 만에 다시  만난 사람

    사진에 담아두지못 한 거

    그건 실수였어.

    벌써 12년 전 일.

     

    우리.

    아무도 모르는

    우리.

     

     

     

    ----------------------------------------------------------------------------

     

    • sellad (세래드)2014.08.03 11:11 

      실수를 하더라도 30년 만이면 우선은 만나고 싶군요^^

      • 노루2014.08.03 11:56

        "우리 만나요!" 하던 그 '우리' 목소리는 하여튼 남았네요.
        (혼잣 소리 한 거, 삭제하려고 열었는데 한 발 늦었네요. 할 수 없지요. ㅎ)

    • eunbee2014.08.03 15:25 

      우리
      아무도 모르는
      우리

      테니스친 후 맥주 마시며 떠올리는
      12년 전의 아쉬움.
      30년만에 만나면 사진 찍어둘 여유 없었을테지요?
      너무 반가워서.

      아무도 모르는 우리네 이야기
      그렇게 이야기는 멈추고
      또한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기억 속에서
      이렇게 이어지고.

      • 노루2014.08.04 22:03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한 사이인데 ...

    • 파란편지2014.08.03 17:26 

      ㅎㅎㅎ
      그건 분명 실수였습니다!
      안타까워하시는 마음이 다 보입니다.
      그 12년간 안타까움의 크기는 전혀 줄어들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사진에 담아두시게 되었다면
      이런 글이 나왔을까 싶고,
      그 주인공은 행복한 분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곱습니다.

      • 노루2014.08.04 22:31

        ㅎ ㅎ 저도 행복한 사람이고요.

        읽었던 부분이 다 참 좋고 아름다웠던, 그런데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찾을 수 없는, 그래서 더는 읽을 수 없는 책,
        그러나 읽은 그 부분은 언제라도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은, 그 책. ㅎ

      • 파란편지2014.08.04 23:11 신고

        정말 그렇네요!
        저는 저 책장에 들어 있는 책인데도 읽으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그렇게도 감명깊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물며 옛 사람처럼 영영 사라지고 없는 책이라면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가졌다면 분명 그만큼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 blondjenny2014.08.05 07:15 

      아무도 모르는 우리라는 데서 더 안타까움이 묻어납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사진으로
      담아두지 못해서 더 마음에 남을 겁니다.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다 아름답고, 안타깝게 기억될 겁니다.

      • 노루2014.08.05 12:10

        사실은 그래요. 보고 싶을 땐 마음으로 보는 동영상이 있거든요.
        문득 그 동영상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ㅎ
        그런데, 세월이 정말 빨리 가기는 하네요.

    • 열무김치2014.08.06 10:36 

      실수였어를 말씀하시는걸 보니 대단히 아쉬우셨던것 같습니다.
      사진이라는게 촬영 당시엔 심드렁 하다가도 어느날 아주 드라마틱한 기분을 만들어 준다거나
      뜻밖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용서, 화해,기다림. 그리움..등등 뭐라고 꼬집을 수 없는 감정을 갖게 만듭니다.
      그게 책이든 사람이든 말이지요.
      그 실수가 구체적으로 어떤것인지 궁금해 집니다.

      • 노루2014.08.06 11:29
        ㅎ ㅎ 구체적으로 어떤 사이인지 어떻게 된 건지 나중에 언제 짧게나마
        써볼 수 있을런지요. 혼자 맥주 마시다가, 그럴 만한 이유도 없는데,
        어쩌다가 그 사람 생각이 났는지, 그러다 보니 사진 한 장 안 갖고 있는게,
        열무김치님 표현 대로 '대단히' 아쉬웠던가 봐요. 집에 와서 저런 글을
        올려놓았으니요.

        사진은 없지만 선물 받은 책은 두 권이 있습니다. 둘 다 말하자면 명상수필에
        해당하는 책이어서, 사진보다, 그 사람의 마음을 더 잘 느낄 수 있네요. ㅎ

    • 헬렌2014.08.06 17:45 신고

      ㅎㅎ노루님의 실수를 다들 너무 안타까워하네요. 저도 그 중 하나.
      낮에 맥주를 너무 많이 드셨네요..700cc두잔이면ㅎ
      마음으로 보는 동영상... 이거 참 이쁜 표현이에요.
      마음에 담아두고 언제든지 돌려보는 동영상. 그래도 아쉽긴해요.

      • 노루2014.08.06 22:28
        테니스 치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시간도 없어서 얼른 한 잔만 마시고
        갈 생각이었는데, 그러다가 너무 얼른 마신 바람에 한 잔만 더 마시고
        나왔네요.

        "마음에 담아두고 언제든지 돌려보는 동영상," 이 표현이 또 좋은데요.
        실은, 이쁜 건, 동영상 속의 그 사람이 차에 오르며 흔들어주던 손! ㅎ
      • 헬렌2014.08.06 22:39 

        어머 어머!!! 그 분이 손도 흔들어주고 그랬어요??!!ㅎㅎㅎ
        그 사람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가만...남자가 차에서 손 흔들고 그러진 않으니까 잠정적으로 여자인걸로.
        노루님 이 이야기는 여러 친구들을 위해서..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왜..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야기를 해주셔야해요.꼭요~ㅎ

      • 노루2014.08.07 00:05

        일이 벌어진 것 아닌데 ...
        정갈하게 캘리포니아 롤 말듯이, 에 더 가까웠을 텐데 ... ㅎ ㅎ

        그런데 그러면,
        "아무도 모르는 우리"는 어쩌라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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