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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산(충북 괴산군)은 딱 한번 가봤다.
2007년 이른 봄이었는데 싸늘한 공기가 아주 상쾌했던 것, 산행하면서 우리 일행 외는
아무도 못 만났던 것, 내려올 때 정상 부근 암릉이 재미있었던 것, 내려와서 호숫가에서
독사진 한장씩 다들 찍던 것, 그리고 차를 타고 조금 나와서 길가 가게에 들러 뒤풀이한
것, 나는 늘 그러듯 맥주를 여러 캔 마시며 더없이 즐거워했던 게 기억난다.
산을 내려오면서, 물도 다 마시고 나서, 갈증을 참으며 기다리던 터라, 뒤플이 하산주
시간은 내게는 산행에서 가장 즐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니, 춘천에 도착해서의 2차를
더 좋아했던가.
맥주 맛 자체는, 땀 흘리며 오르고 나서 산에서 마시는, 어름 맥주가 정말 맛있다. 내가
좋아한다고 누가 특별히 한두 캔 준비해오는 경우도 많아서 그럴 때는 대체로 채 정상에
이르거나 점심 시간이 되기도 전에 한 캔 마시게 되곤 했다.
산행에 나설 때 내가 점심과 마실 것으로 배낭에 넣어 가는 건 언제나 같았다.
물 1000 cc, 커피 500 cc, 맥주 500 cc 두 캔(한 캔은 내가 마시려고), 치즈 샌드위치
(내가 만든 빵과 스위스 그르이에 치즈), 과일(사과나 귤, 또는 다) 2인분 정도.어떤
산악회에서는 하산주로 소주와 막걸리를 원칙으로 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는 맥주 몇 캔을
따로 작은 단열 박스에 갖고가서 차에다 두고 산에 오르곤 했었다.
조항산은 우리가 갔을 무렵엔 많이들 찾는 산이 아니었다. 아마 지금도 그럴지
모르겠는데, 호수(저수지)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호수로 내려오는 코스가 너무
짧았었던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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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2011.05.02 23:00
고마워요. 산에 가면, 산비탈을 숨가쁘게, 겨울 날씨에도 땀
뻘뻘 흘리며, 치고 오르기를 좋아하지요.
대화하면서나 생각하게 되는 형인지 뭘 혼자 쓰게 안 돼서
이전의 산행사진들이나 (백업도 될 터이니) 여기 올리고 있는데,
좀 뭐해서 저장해 놓지 않은, 동행들과의 사진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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