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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시일 뿐, Szymborska 의 시 "공항에서"시 2016. 4. 5. 01:38
폴란드 시인 Wislawa Szymborska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1923 - 2012, 1996년 노벨 문학상 수상)의 시집이 동네 도서관에 있나 검색해 보니 마침 가장 좋은 게 한 권 있다: "Map: Collected and Last Poems" (Clare Cavanagh and Stanislaw Baranczak 영역, 2015). 얼른 빌려왔다.
천양희 시인의 산문집 "시의 숲을 거닐다"에서 "[심보르스카]가 생각하는 시는 그냥 시일 뿐"이라는 걸 읽으면서 심보르스카의 시집을 찾아 읽을 생각을 했었다. "Map"에는 미발표 시 네 편과 첫 시집 "Why We Live"(1952)에서 마지막 시집 "Enough"(2011)1)에 이르기까지모두 열 세시집으로부터의 시, 모두 250여편이 실려 있다. 우선 대여섯 편을, 숙독이 아니고 빠르게, 읽어 보았는데 다 재밌게 읽힌다. 공역자인 Stanislaw Baranczak 가 New York Review of Books 에서 “Wit, wisdom and warmth are equally important ingredients in the mixture of qualities that makes her so unusual and every poem of hers so unforgettable”이라고 한 것에 공감한다. 짧막한 시 한 편을 번역해서 소개한다. "Enough"에 실렸던 시 "At the Airport"란 시다.
공항에서
그들은 팔을 벌리고 서로에게 달려간다,
웃으면서, 이름 부르면서; 드디어! 드디어!
둘은 무거운 겨울 외투에,
두툼한 모자에,
목도리에,
장갑에,
부츠에,
그러나 우리 보기에나.
서로에겐 -- 아무것도 안 걸쳤다.
특히 시에 있어서 번역은 해석이나 설명이 아니고 또 그런 점에서 시 번역이 각별히 어렵다는 생각이다. 폴란드어 원문을 영역한 "Map"의 '번역 후기'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는 'Calling Out to Yeti' (1957) 로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시집들의 사실상 모든 시를 번역했는데, 불가능이라고 심보르스카 자신도 인정한 아주 소수의 시들이 예외였다. '당신들은 운이 좋은 겁니다,' 그 중 한 편에 대해서 그녀는 말했다, '당신들은 그 시에 다만 세 주를 허비했지요. 네델란드어 번역가는 6개월 걸려서 포기했답니다.'"
Perl S. Buck 의 소설 "The Living Reed" (1963)에 나오는 정몽주의 시조 영역본이 생각난다.
Though this frame should die and die,
Though I die a hundred deaths,
My bleached bones becoming dust,
My soul dead or living on,
Naught can make this heart of mine
Divided itself against my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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