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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n," "A Dream at Night," 내가 생각하는 '시'
    2020. 6. 10. 03:55

    항가리 시인 Sandor Weores 의 시 "Rain" 그리고 11세기 중국 시인

    Mei Yao Chen 의 시 "A Dream at Night"는, Czeslaw Milosz 가 편집

    하고 시마다에 짧게 코멘트한, 시선집 "A Book of Luminous Things:

    An International Anthology of Poetry" (1996)에서 읽었다. 내가

    아끼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시선집인데, 이 책에 실린 시들은 버클리의

    Milosz 와 Robert Hass 공동 시 강의에 교재로도 쓰였다고 한다.

     

    두 시 다 평이하다. 많게나 적게나 놓친 원문의 음악성으로 해서

    원문보다 덜 시적일 번역시여서 그런 느낌을 더 주기도 하겠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즐기는, '시'는 이런 시면 충분하다는 그 보기로 떠올린

    이 두 시는 언어나 상상에서 "지나치게 꾸미고 겉멋을 부린, 그러면서

    사고의 섬세미묘함이나 언어에서 기억할 만큼 도드러지지는 않는"(요

    아래 포스트에 인용한 J. Epstein 의 표현), 우리 젊은 시인들 시에서도

    가끔보다는 자주 보는, 그런 시는 단연 아니다.

     

    독자가 읽을 때 시는 시가 된다 (독자마다 그때마다 독특한). 그런

    면에서 독자는 시를 읽을 때는 시인이다. 그런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는

    시, 그게 내가 생각하는 시다.

     

     

    RAIN

    By Sandor Weores

     

    The rain is pounding away
    at the rusty eves
    Twirling, sliding bubbling foam
    well that's rain.

     

    You too, and I should walk now
    as free as that
    on cloud, on air, the medow
    and the vapour roads.

     

    Move around up there and here below
    like this liquid thing
    flowing into human life on rooftops
    and on shoes.

     

    Translated from the Hungarian by J. Kesler

     

    Milosz's Comment 에서:

    In weores, the desire to become rain is his longing for the decent

    of grace into human life. For rain is also often the symbol of grace

    falling from above, a magnanimous gift, of liquidpenetration, and

    the poem praises liberation from inhibition that hamper our love

    for the human tribe.

     

     

    A DREAM AT NIGHT

    By Mei Yao Chen

     

    In broad daylight I dream I
    Am with her. At night I dream
    She is still at my side. She
    Carries her kit of colored
    Threads. I see her image bent
    Over her bag of silks. She
    Mends and alters my clothes and
    Worries for fear I might look
    Worn and ragged. Dead, she watches
    Over my life. Her constant
    Memory draws me towards death.

     

    Translated from the Chinese by Kenneth Rexroth

     

    Milosz's Comment:

    Now a true love poem about the love of man and woman,

    husband and wife, but above all, about mutual tenderness.

     

    덧붙임: 이 시의 멋진 한역과 한시 원문은 교포아줌마님

    블로그의 포스트 "밤에 꾸는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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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포아줌마2020.06.12 01:15 

    비 오는 유월 아침
    이렇게 진정 아름다운 시들을 읽습니다.

    Mei Yao chen 의 시는 원문을 한번 찾아보고 싶군요.

    그녀의 바느질 고리랑 비단들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Thanks a lot!!!

     

    • 노루2020.06.12 13:02

      '매요신'을 검색하니 Mei Yao Chen (梅堯臣)의 시
      몇 편은 보이는데, 위의 저 시는 못 찾겠네요.
      "매요신시선(梅堯臣詩選)"이란 책에는 원문과 함께
      실려 있을 것 같아요. 영역본은 Kenneth Rexroth 의
      책 "One Hundred Poems from the Chinese"에
      실려 있다고요. Milosz 가 Mei Yao Chen 의 다른 시도
      읽었을 텐데 저 시를 선택한 것도 그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 교포아줌마2020.06.12 22:29 

      중국 친구가 UW library에 있는데
      한번 부탁해 보렵니다.

      한시는 쓰인 글자들에서
      더러는 회화적인 느낌도
      얻어낼 수 있어서요.

      이번 주 매일 비 오는 중
      Sandor Weores 시를
      이웃 친구들과 나눴어요.

      뜻 밖의 선물이라고
      다 들 좋아했어요.^^*

    • 노루2020.06.13 04:47

      중국 분이시고 더구나 대학 도서관에서 근무하시는 분이면
      분명 찾을 수 있겠어요. 저도 원문을 보고 싶네요.

      한시를 중국 발음으로 읽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그러면, 압운(押韻)이니 뭐니 한시에 대해
      아는 게 없으면서도 그 음악성을 느끼게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중국 발음이 표기되어 있는 우리 한자 공부 책이
      있으면 좋겠어요.)

      시를 나누어 즐길 수 있다는 건 참 유쾌한 일이지요. ㅎ

    • 교포아줌마2020.06.20 14:42 

      《灵树铺夕梦》
      昼梦同坐偶,夕梦立我左。
      自置五色丝,色透缣囊过。
      意在留补缀,恐衣或绽破。
      殁仍忧我身,使存心得堕。

      梅堯臣[매요신, 메이 야오첸: 1002-1060] 중국 북송의 시인

      노루님
      위의 한시를 제 중국계 미국인 친구
      Zhijia 가 보내왔습니다.
      노루님 처럼 좋은 시를 나누는 일은
      유쾌하다란 말도 함께요.

      제 블로깅에도 올렸어요.^^

    • 노루2020.06.21 02:43

      지금 막 교아님 포스팅 읽고 왔습니다.
      번역을 참 잘 하셨네요. 위 본문에다도
      교아님 번역을 연결시켜 놓았습니다.
      자주 번역해주시면 좋겠어요.

      마흔 글자, 한시 원문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시의 멋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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