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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v Hauge 의 시 "추운 날"시 2020. 9. 1. 02:08
추운 날 / 올라브 하우게
얼어붙은 바위 절벽 뒤에서
쏜 햇살이 새어나온다.
수은주는
살금살금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
따스한
공간은
조그맣게
옴츠러든다.
장작을 밀어넣고,
나는 시를 짧게 쓰려고 한다.
-- Robin Hulton 과 Robert Hedin 의 서로 조금씩 다른
영역본을을 함께 놓고 번역했는데, 잠깐 생각하면서의
번역으로는 이렇게 엉성한 걸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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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2020.09.04 16:36
시를 읽고 나니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아주 어릴때 국민학교도 들기전에
붉은 흙으로 만들어진 시골 할아버지댁
새벽녁이면 밤새 땐 군불도 방바닥이 식어지기때문에
할머니께서 아궁이에 불을 밀어 넣고...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들어 오셔서
아랫목에 손을 넣어보시며
이제 곧 따뜻해 질거야 하시며
내게 씽긋 웃음을 보여주시던 할머니의 모습...
잊고 지냈던 그 풍경이 떠 오르네요.
장작을 밀어 넣었으니
이제 실내는 따뜻해 질테니...
분명 평온한 마음이 되어
좋은 시가 탄생이 될것 같습니다-
노루2020.09.05 02:17
'문득 생각나는 것' 그게, 말하자면, 시인의 시가
'독자의 시'로 읽히는 거란 생각을 합니다. 그걸
여름하늘님은 읽는 이에게 또 다른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한 편의 시로 쓰셨네요. 불현듯
낯설지 않은,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표현은 어려운,
어떤 느낌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시들은 그래서
좋더라고요. 저 평이한 시의 첫 두 줄이 제겐 어느
초겨울 이른 아침 유타 주 어느 시골 모텔 주차장에서
차 시동 걸던 때를 떠올려줘요.
난로 앞이지만 등 시럽고 추워서 얼른 될수록 짧게
시를 마무리하고 일어나려는 시인의 모습인데
마지막 문장이 그 영어 문장 만큼 그런 느낌이 안
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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