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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경기에는 끝이 있다짧은 글 2021. 1. 28. 03:10
생명에 대한 생각에 따라
죽음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는 것 같다.
사람이나 다른 생명체나
생명은 마찬가지라고
사람이 죽으면 무생물로 바뀌는 것뿐이라고
어떤 이들은 단순하게 생각한다.
테니스 경기처럼 우리 삶에도
끝이 있는 거라고 편안히 생각한다.
모든 생명은 하나고
죽음은 다시 그 바다에 이르거나
그 샘으로 돌아가는 거라는
이런 멋진 상상 또는 심오한 철학이
어떤 이들에겐 위안이 될까.
이들은 죽음에 대해 담담할까.
"제 아내는 천국에 간 것을 확신합니다"
어느 장로가 보낸 편지에서 읽었다.
믿음이 또는 종교 예식을 따름이
사후를 보장한다고 어떤 신자들은 말한다.
죽음은 이들에겐 안도감 이상이겠다.
하지만, 죽음이 두려운 사제도 있을 것 같다.
구약 성서에는 왜 내세 얘기가 없을까.
(반쯤만 읽었으니 내가 잘못 아는 걸까.)
생명과 죽음에 대한 생각에 따라
그 삶 또한 같지만 다른 삶이겠다.
"We are what we know"*
이 구절이 내게 떠올린 것이기도 하다.
쉼보르스카의 시 "위에서 보니"가 생각난다.**
비포장도로에 죽은 딱정벌레가 누워 있다.
세 쌍의 작은 다리가 얌전히 배 위에 접혀 있다.
죽음의 혼란 대신 -- 단정함과 질서.
잡초와 박하 사이의 아주 좁은 공간,
이 광경의 섬뜩함이 누그러진다.
슬픔은 전염되지 않는다.
하늘이 푸르다.
* Samuel Coleridge 의 이 경구를 에머슨이 자기 저널에 여러 번
써넣었다고, Robert Richardson, Jr. 의 "Emerson"에서 읽었다.
** Wislawa Szymborska, "Seen From Above " (M. J. Krynski
& R. A. Maguire 영역) 첫 연을 번역 (전문은 세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