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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 읽는 재미: Logos, Elegance, 번역의 즐거움시 2021. 12. 21. 08:42
1.
따로 읽고 있는 책 말고, 군것질하듯, 이것 저것 조금씩 읽는
재미 또한 내 일상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의 하나다. 문득,
뒤뜰을 다녀간 까마귀들이 생각난다.
이것 저것 읽는 재미
까마귀 세 마리 뒤뜰에서 총총거린다.
마른 잎새들 헤치고 뭔가 쪼아 먹는 게
저리도 즐거울까.
한 마리 날아오르자 또 한 마리 날아오른다.
콕콕 콕 마지막 한 마리 이쉬움 털고 날아오른다.
2.
Tracy K. Smith 의 시집 "Such Color: New and Selected
Poems" (2021)를 도서관에서 빌려와 여기 저기 읽어보고
시 두 편 "The Good Life"와 "Logos"를 블로그에 남기기로
하고 반납했다.
며칠 전 포스팅한 "The Good Life"("좋은 삷")는, 흥미롭게도,
큰딸이 뉴욕 지하철 역에 게시되어 있는 걸 읽었다고 한다.
Linda Gregg 을 따라서 쓴 시라는 "Logos"는 원문을
온라인에서 찾지 못해 책의 페이지를 디카로 찍었다.
Linda Gregg 의 어떤 시를 따라 쓴 걸까. 눈에 띈 그녀의 시
"Elegance" 부분을 덧붙인다.
A pecan tree and the house
made out of mud bricks. Accurate
and unexpected beauty, rattling
and singing. If not to the sun,
then to nothing and to no one.
-- Linda Gregg, "Elegance" 뒷 부분
Joan Semmel 의 화실 (사진: 뉴욕타임즈 기사 에서)
3.
다른 책이 있나 보러 서점에 갔다가, 올해 나온 Lydia Davis,
"Essays Two" (2021)가 눈에 띄길래 우선 흥미가 가는 에세이
'Twenty-One Pleasures of Translating'에서 몇 구절을 디카에
담았다. 도서관이 이 책을 구입 중이라 첫째로 예약을 했다.
덧붙임(1/9/2022]):
"I may have learned from Proust that there is almost no limit
to how extensively or deeply one can explore a single
perception or emotion, even a fleeting one.... I must have
learned great patience in writing, particularly in finding the
right expression for a subtle thought." (p. 31, "Essays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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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2021.12.23 01:54
영어 실력이 고만고만해서
시의 맛을 느낄 수 없네요.
시를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번역 실력자라는 소리 들었습니다.
번역하는 두가지 언어로 모두 시를 쓸 수 있는 실력이 되어야하니까.
중학교 입학하고 부터 영어 공부 한다고 해놓고 아직 안하고 있는
내가 참 대단해 보입니다. ㅎㅎ-
노루2021.12.23 13:06Linda Gregg 을 따라 쓴 시라서 그런지 Smith 의 다른 시들과는 좀
다른, 보다 반추상화 같은 느낌을 주어서 일단 복사해 놓았지요.
지금 추상화 보듯 읽어보고 있습니다. ㅎ
처음 읽으면서는, 'Logos,' 'light,' 'being' 때문이었겠지만, 요한복음의
첫 몇 절이 생각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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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2021.12.24 16:57
군것질 하듯 이것 저것 조금씩 읽는 재미
일상의 빼 놓을수 없는 즐거움이라시니
노루님께서는 정말 맛있게 책읽기를 하시는것 같아요.
지난 여름 카사이임해공원 바닷가 벤치에 앉아서 바라 보았던...
잔디밭에서 새들이 놀다가 이리로 휘~ 저리로 휘~
휘 휘 떼를 지어 날아 다니던 새들이 떠 오르네요
요즘은 어디로 가서 휘~ 휘~ 하고 있으려나
그 새들을 추억삼아 언제 포스팅을 한번 해봐야 겠어요.
노루님
메리크리스마스
행복한 성탄 되세요~-
노루2021.12.25 00:28
여름하늘님도
기쁜 성탄!
뒤뜰에서 이것 저것 쪼아 먹기도 하면서 놀다
가는 새 떼를 보니, 집 가까이의 도서관도
가지만 자주 좀 떨어진 도서관에도 가서
라운지의 이 책 저 책 몇 페이지씩 즐기다 오는
게 바로 그 꼴이구나 싶더라고요.ㅎ
덕분에, 임해공원, 하면 여러 이미지가 떠올라요.
한번 포스팅해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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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아줌마2021.12.28 04:24
4.7.10에 전격 동의 합니다.^^
저 같은 엉터리 아마추어 가끔씩 번역자도
충분히 느끼는 번역할 때 느끼는 것들입니다.노루2021.12.28 06:32일반 독자에게도 (7)은 적용되겠지요.
짧은 시라든가를 번역해보려 할 때, 특히 그게 쉽지
않은 경우, 저자, 그리고 원문의 배경을 좀 더 의식하는
게 도움이 될 텐데 그 생각을 저는 잘 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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