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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썼을 것 같은 Mary Oliver 의 시 한 편
    2022. 4. 3. 01:26

    누구나 쓰지는 않았더라도

    누구나 그렇게 더러 주고받았을 것 같다.

    내가 하고픈 말은, 그러니까,

    내가 들르곤 하는 블로그의 그 분들이 쓴 구절들에서

    나는 같은 '읽는 즐거움'을 느낀다는, 그 비슷한 거다.

     

     

     

    Mary Oliver, "Felicity: Poems" (2015)

     

    도서관 라운지에서, 점심 먹으며 반쯤 읽고 집에 사들고 와서

    다 읽었다. Mary Oliver 의 시집을 들면 읽어보기도 전에

    내겐 아침 산책이 먼저 연상된다.

     

    이 시집의 시 "Cobb Creek"에서 77세인 '나'가 순간의 망서림 뒤에

    여느 때처럼 계곡 물 속에 첨벙 뛰어드는 걸 보면, 여기 실린

    다른 시들도 아마 시인이 그 연세 안팎에 쓴 것 같다.

     

    책에 실린 시 "When Did It Happen?" 원문 대신 번역을 올린다.

     

     

    언제 있은 일이니? / Mary Oliver

     

     

    언제 있은 일이니?

    "오래전이야."

     

    어디서 있은 일이니?

    "먼 데야."

     

    아니, 말해봐. 어디서 있은 일인데?

    "내 마음에."

     

    네 마음이 어떡하고 있니 지금은?

    "기억하고 있어. 생각하고 있다구!"

     

     

     

    ---------------------------------------------------------------------------

     

    • cecilia2022.04.03 07:43 

      읽는 즐거움♡
      어머!
      Mary Oliver의 이 시가
      어쩌면 어느 때의
      내 마음일지도 모르겠어요..

      • 노루2022.04.03 10:17

        자연 사랑에 관한 시를 많이 쓴 Mary Oliver 는
        National Book Award 와 Pulitzer Prize 같은 큰
        상도 받았지만 대중적인 인기가 높았던 같은 게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이해인 시인을 떠올리게도 하네요.

    • 여름하늘2022.04.06 08:44 

      노루님 덕분에
      제가 모르고 지냈던 분야의 시를 접하게 되고
      시를 제대로 감상하게 해 주시니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노루2022.04.07 02:13
      • 지금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한역본 메어리 올리버 시집이
        여러 권 나와 았네요. 제가 위 답글에서 이해인 시인을
        떠올리게 한다고 쓴 것은, 적어도 난해한 시들이 아니라는
        점에서요.

        글이 생각아나 느낌을 표현하는 거라면, 시는 글의 한
        양식이고 한 번 읽는 데 시간이 별로 안 걸리고 무엇보다
        읽는 즐거움 때문에 읽게 되는 글이라고 일차적으로는
        저는 그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지요.
    • 눈부신햇살2022.04.06 10:35 


      김소월 님도 떠오르고,
      일본의 시바타 도요 님도 떠오릅니다.
      쉬운 말로 사람 마음을 울리는 시를 쓴다는 것은
      대단한 재능인 것 같아요.
      <언제 있은 일이니?>
      몇 번 되풀이해 읽어 보게 되네요.

      노루2022.04.07 02:23
      시바타 도요의 시는 저도, 지금 제 블로그에서 검색해보니,
      세 번이나 포스팅했네요. 어느 인터뷰에서 시 쓰기가 재밌고
      행복하다고 한 그 분의 말이 생각나요.

      메어리 올리버의 시는 대체로 평이한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 보니, 한역본이 여러 권 나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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