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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보의 시 "어떤 목련"과 천리포 수목원
    2022. 4. 2. 12:55

    이 블로그에도 메뉴로 링크해 놓은 <임보 시선>에서 어제는

    시 "어떤 목련"을 읽었다. 시에 나오는 천리포 수목원에 대한

    청담님 포스트가 생각났다. 나중에 보기 쉽게 함께 올린다.

     

         어떤 목련 / 임보

     

     

         천리포의 어떤 목련나무는

         먼저 떠난 주인을 품고 사는데*

         해마다 날이 풀리는 4월이 되면

         땅속에 잠든 옛 주인을 깨워

         제 꽃의 눈으로 세상을 내다보게 한다

     

         그런 날이면

         이 낌새를 가장 먼저 알고 달려온

         박새며 멧새며 직박구리 들이

         지지배배 지지배배

         난리들이다

     

         그 소식의 소식들이 퍼져나가

         먼 곳의 산수유 매화 벚나무 들도

         미리 품고 있던 꽃망울들을

         시새워 축포처럼 터뜨린다

     

         그렇게

         천리포의 봄은

         한 목련이 먼저

         데리고 온다 

     

         * 천리포 수목원의 설립자 민병갈(Carl Ferris Miller, 1921~2002) 선생은

           수목원 안의 한 그루 목련나무 밑에 수목장 됨.

     

     

    청담님 포스트: 천리포 수목원 ...

     

    귀화 미국인 민병갈 (연합뉴스 3/26/2019)

     

     

     

    여름하늘님 블로그에서 (사로잡혀서) 사로잡아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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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cilia2022.04.02 23:02 

      오랜만이예요, 노루님.
      저희 아파트 현관 옆에 있는 목련이
      꽃봉오리를 피우고 있는걸 보니
      봄이 오긴 오나봅니다.

      노루2022.04.03 00:15
      반가워요, 세실리아님!
      지금 한창 봄꽃들로 동네가 아름답겠어요.
      산책하기 좋은 계절의 시작이네요.
      늘 즐거운 나날이기를요.
    • Chris2022.04.03 08:41 

      요즘 은근히 수목장에 관심이 갑니다.
      원래 매장에는 반대하는 저이고
      강물에 떠 내려보내거나 산에 뿌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무와 함께 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죽은 이후 육신이야 떠 내려가든 나무 속으로 흡수되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마는,
      산자가 보기에 꽤 멋있을 것 같아서...ㅎㅎ

      • 노루2022.04.03 09:59

        ㅎ 저는 아직 유언은 쓰지 않았지만 대강 말은 해두었습니다.
        장례식은 없이 법이 허용하는 한 빨리 화장하고 재는 아무도
        보관하지 말고 편리한 대로 빨리 아무 데나 버리고, 그러고 나서
        맥주/포도주도 마셔가며 뒤풀이 모임을 가지든가 하라고요.
        내가 얼마나 그런 자리를 즐겼는지, 그런 얘기도 나누면서요. ㅎ

    • 여름하늘2022.04.06 08:39 

      천리포에 피어있는 한목련이
      참으로 큰 역활
      고마운 역활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몇년전부터 사후 뒷정리에 대하여
      문득문득 생각을 하게 되는데
      내 사후처리 까지 내가 다 정리를 해놓고 떠나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함을 느끼게 됩니다

      • 노루2022.04.07 01:08

        천리포 수목원을 조성하고 가꿔서 남긴 민병갈님의
        삶을 임보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또 한 번 생각해보게
        되니 좋더라고요. 안 가본 그 곳의 사진들도 한 번
        더 찾아보고요. 수목장 얘기는 자연스러워서 그냥
        그렇거니만 했는데 .... ㅎ

        짧아서 좋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하여튼 사는
        건 짧아서 하찮은 사물로 부터는 좀 자유로운 게
        좋다는 생각이 요새 더 드네요.

    • 눈부신햇살2022.04.06 10:31 


      저도 다녀왔던 천리포 수목원이라 반갑게 다가옵니다.
      저는 여름 수국이 한창일 때 다녀왔는데
      목련이 피는 계절에도 한번쯤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수목원이야 어느 계절에 가도 좋겠지만....

      저도 사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나이인지라
      생각해보면 화장해서 산이나 강이나 바다에 뿌려도 좋고
      어느 나무 밑에 묻어도 좋을 것 같아요.
      차 타고 다니다 보면 양지 바른 좋은 자리는
      전부 묘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 노루2022.04.07 01:25

        전통 묘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대체로 다들
        생각하는 것 같아서 좋으네요. 사람은 살아 있을
        때가 사람이고 죽는 순간부터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남겨지는 기억인 것 같아요.

        천리포 수목원을 다녀오셨네요. 전 한국 나가면
        한번 가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는데, 국립 광릉수목원보다도
        수종이 많다니 참 대단한 일을 한 개인이 이룬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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