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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쟁" | 작은 시
    2023. 3. 25. 23:31

    .

     

    1.

     

    몇 줄 안 되고 전체 단어 수도 얼마(서른?) 안 되는 시를 Billy

    Collins는 'small poems'라고 부른다. 듣고 보니, '짧은 시'보다,

    작은 새를 떠올리게도 되는, '작은 시'가 더 좋아 보인다.

    귀여운 느낌도 들고. 사실, 영시의 경우 반 페이지짜리 시도

    보통은 짧은 시로 불리는 것 같다.

     

    Billy Collins의 최근 시집 "Musical Tables"(2022)에 실린 시는

    다 작은 시다. 한 시간이나 걸렸을까, 도서관 책을 빌려 읽고,

    시 네 편 사진 찍어 놓고, 반납했다. 그중 두 편을 번역하면:

     

    다리에서의 조망 / 빌리 콜린스

     

    바로 지금까지는

    내 자신을

    큰 우주 속의

    작은 우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음악회 후에 / 빌리 콜린스

     

    지금 정말 조용하다 --

    부엌에 서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게 들린다.

     

     

    시집 "후기"에 Billy Collins는, 최근에 작은 시를 많이 쓴

    Charles Simic도 언급하면서, 이렇게 썼다: "요새는 새

    시집을 집어들 때마다 작은 시들을 찾아보려고 페이지를

    넘긴다. 그나 그녀가 병아리를 그럴듯하게 그릴 수 있는 걸

    알면 내가 추상화가를 더 신뢰하는 바로 그처럼, 나는 짧게

    쓸 수 있는 시인을 더 신뢰한다."

     

     

     

     

     

    요새 읽은 이생진 시인의 시와 전에 어디선가 읽은 유안진

    시인의 시 한 편씩이 생각난다.

     

           거짓말 같은 데 -- 마라도 1 /이생진

     

           하루종일 바닷가에서 놀다가 돌아온 날 밤

           귀에서 파도소리가 끊이지 않아 잠을 못 잤다

           "거짓말"

           "그래 나는 그렇게

           거짓말 같은 데서 살고 있다"

     

           -- 온라인 카페 <자연과 이웃>에서

       

     

           옛날 애인 /유안진

     

           봤을까

           날 알아봤을까

     

     

    여름하늘님 블로그 포스트에서 읽은 "강아지와 여인 2"도

    멋진 작은 시로 읽힌다.

     

           강아지와 여인 2 / 여름하늘님

     

           사람도 인사를 나누고 강아지들도 인사를 나누고

     

     

    나도 짧은 글 한 편 낙서 -- 떨어지는 글 -- 로 써볼까.

     

           올해의 개

     

           강아지에게 깍듯한 경어로 종아리는 걸 보고

           저 검은 개가

           뽑히고 나선 마구 날뛸 줄, 나는 알았지.

     

     

         

    2.

     

    어떤 정황이나 분위기를,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찬찬히 잘

    표현한 시는, 그런 점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다.

    A. E. Stallings 시집 "This Afterlife"(2022)의 뉴욕 타임즈 서평

    그 시집에서 인용한 "The Argument 언쟁"이 그랬다. 언쟁에서

    '아'가 '어'와 다르듯이 이 시도 번역에 민감할 것 같다, 그냥

    원문으로 읽는 게 좋겠다.

     

    The Argument / A. E. Stallings

     

    After the argument, all things were strange.
    They stood divided by their eloquence
    Which had surprised them after so much silence.
    Now there were real things to rearrange.
    Words betokened deeds, but they were both
    Lightened briefly, and they were inclined
    To be kind as sometime strangers can be kind.
    It was as if, out of the undergrowth,
    They stepped into a clearing and a sun,
    Machetes still in hand. Something was done,
    But how they did not fully realize.
    Something was beginning.  Something would stem
    And branch from this one moment.  Something made
    Them both look up into each other’s eyes
    Because they both were suddenly afraid
    And there was no one now to comfort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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