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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최 영미의 아름다운 시 "선운사에서"의 한 구절처럼 꽃이 피는 게 쉬운 것 아니다.
지는 것도 잠깐일지 몰라도 때가 아니면 쉽게 지지 않는다.
한 주 전엔가, 아침 창 밖이 붉어서 뒤뜰로 나가 보니
벗은 채로이던 돌능금나무가 다닥다닥 붉은 꽃망울로 가득했다.
또 놀랍게도, 야생초가 밭을 이루고 있는 곳에 선명한 오렌지색 튤립꽃 몇 송이 피어 있었다.
나는 심은 기억이 없는데 ....
그리고 다음 날 함박눈이 다 덮어버리는 걸 보면서,
튤립 꽃이파리들 다 뭉개지려나,
채 피지도 못한 돌능금나무 꽃망울 다 떨어져버리면 어쩌나.
쓸데없는 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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