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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도 꿋꿋하다
    이런저런 2010. 4. 30. 04:07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최 영미의 아름다운 시 "선운사에서"의 한 구절처럼 꽃이 피는 게 쉬운 것 아니다.

    지는 것도 잠깐일지 몰라도 때가 아니면 쉽게 지지 않는다.


    한 주 전엔가, 아침 창 밖이 붉어서 뒤뜰로 나가 보니

    벗은 채로이던 돌능금나무가 다닥다닥 붉은 꽃망울로 가득했다.

    또 놀랍게도, 야생초가 밭을 이루고 있는 곳에 선명한 오렌지색 튤립꽃 몇 송이 피어 있었다.

    나는 심은 기억이 없는데 ....


    그리고 다음 날 함박눈이 다 덮어버리는 걸 보면서,

    튤립 꽃이파리들 다 뭉개지려나,

    채 피지도 못한 돌능금나무 꽃망울 다 떨어져버리면 어쩌나.


    쓸데없는 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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