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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이야기 2 : The Calligrapher's Daughter by Eugenia Kim
    책 읽는 즐거움 2011. 9. 14. 12:10


    아주 어렸을 적 말고는, 내가 살아온 시절에 대해선 어쨌든 기억이 있다. 그 이전

    중에서도 바로 이전,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린이로 그리고 젊은이로 살았던,

    시절에 대해선, 바로 이전이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각별한 호기심이 간다.


    이렇게 쓰다보니 갑자기, 어렸을 적 읽었던 이광수의 소설들이 다시 읽고

    싶어진다. '유정'에서 "정임아 나는 간다"를 처음 읽고 있었을 때, 그 짧고 평범한

    문장의 시적인 울림에 아마도 매료되었을 그때로 잠깐 돌아갔다 온다.


    The Calligrapher's Daughter (2009), 태평양 전쟁 직후 미국으로 이주한 부모의

    딸이 쓴, 한일합방의 해에 태어난 여주인공이 35세가 되는 해까지 시대적 배경이

    일제 시대와 완전히 일치하는, 영어 소설, 제목도 그렇고, 호기심과 기대로 책을

    잡았다.


    특별히 긴 장편도 아닌데, 그 당시의 역사적인 사건들과 삶이 잘 드러나 있다.


    일상 생활에서의 한국적인 것이며 한국 풍습을 영어로 쓴 걸 읽는 재미는

    별다르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서술로 채워져 있다.호칭을

    'Umma-nim,' 'Yuhbo,' 'Nuna,' 'Najin-ah' ... 로 한 것도 읽는 맛을 더해 준다.


    주인공의 첫날밤 이야기가 전체적인 균형에 비추어 좀 자세한 것 같다. 아마,

    한국적인 것의 드러남이 의도가 아니었을까.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한 동안 덕혜옹주의 말벗이었고, 주인공의 아버지는 화가

    장승업의 제자였던 걸로 돼있다.


    뒷 표지의, 동감하는, 한 귀절을 인용한다. 


    "Kim's prose is elegant, her eye compassionate, and her ablility to

    effortlessly compress events over thirty years into a moving novel is

    admirable. But her greatest triumphs are her carefully calibrated

    and brave characters, who hunts you long after the novel is done."

    -- Milwaukee Journal Sentinel.


    양반 서예가의 딸이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려는 이야기다.

    재미에 잠을 뺐기면서 읽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생략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다.

    그의 부모가 아무리 그를 위함이라고 해도 그의 삶을 정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전통이나 관습에 매여 있는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런 부모도, 정말 너무 단순하지는 않으면, 그에 대한 사랑으로

    결국 그의 결정을 받아들일 거다.


    어떤 이들은 전통이나 관습이나 고전이나 권위자의 권위를 정말 너무

    쉽게, 거의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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