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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바타 도요의 시 '저금'
    2013. 7. 11. 23:27

    [아마 다들 알 것 같은데, 나는 여기 콜로라도에 살다 보니 시바타

    도요와 그녀의 시에 대해서 오늘이야 우연히 알게 됐다.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한 시바타 도요는 99세에 시집 '약해지지 마' (번역판:

    채숙향 옯김, 2010)를 내고 향년 102세로 올해 세상을 떠났다. 현재

    그 시집은 한국, 대만, 네덜란드,이태리, 독일에서 출판됐고 중국과

    영국에서도 발간될 거란다.]

     

     

     

             저금

     

              - 시바타 도요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때면
    그걸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

     

    • eunbee2013.07.12 20:35 

      아~~~!!!
      라고 감탄했어요.

      그렇군요. 저금은 저런 것으로 해두어야 하는 거로군요.
      저도 저금을 잘 하는 편이지만
      그것을 연금이라고까지는 생각할 줄 몰랐어요.

      교수님, 제 저금통장을 새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묵은 통장도 새로 펴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루2013.07.12 22:38

        재미있지요? 몇 편 읽어 보았는데 다 좋더라고요.
        그러니 또 그렇게 여러 나라에서 번역판이 나오는 거겠고요.
        에밀리 디킨슨이 생각나더군요.
        시 "약해지지 마'의 마지막 연에서도 묘한 매력을 느껴요.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뭣보다도, 도요 할머니가 말년에 시 쓰는 재미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었을 것 같아요.

    • jamie2013.07.13 00:46 

      저도 도요 할머님의 시의 간결함과 진실함에,
      "아!!!' 감탄했답니다. 이 분의 시집을 한 권 사와야 할 것을...
      이번 한국 방문에서 생각도 못 했네요.

      • eunbee2013.07.13 01:10 

        제이미님!
        한국 가셨더랬어요?
        난 왜 이리 감감이었을까나...에구~

        한국은 어떻던가요?
        여행은 즐거웠겠지요?
        제이미님 댁에 가서 소식 들어야겠네요.ㅎ

      • 노루2013.07.13 23:48
        맞아요, 그 '진실함'의 느낌에서, 일본 사람이든 스페인 사람이든,
        동서 구별 없이 다 감명을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간결함이 쉽게
        이해하게 할뿐 아니라 시적 센스를 잘 드러내기도 하네요.

        눈물,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 커피(차)로 전개되는 시 '나에게'
        (인터넷에서 가져온 영역본은 역자의 이름을 알 수 없었음)도
        간결하지만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에게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To Myself


        Tears dripping
        from a faucet
        will not stop.

        No matter how painful or
        how sad things might be,
        your endless brooding
        won’t help.
        Not at all.

        Just turn the faucet
        wide open
        and let those tears
        all flow out at once.

        There now,
        let’s go pour ourselves
        a fresh new cup of coffee.

    • 헬렌2013.07.15 00:21 

      저도 아!! 했어요.
      위에 언급하신 '약해지지마' 이 시에선 강하게 뭔가 느껴졌고요.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하셨다고요? 정말 놀라워요..
      모두가 정리하려고만 하는 연세에 새로 시작하셨으니 놀랍고 그 시를 보고 더 놀랐을거에요.
      시에선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 노루2013.07.15 10:06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산에 오길 잘 했어요.

        산에서 종종 듣는 얘긴데, 시 '약해지지 마'를 읽으면서
        생각나더라고요. 산에 자주 오를 때는 특히 더, 삶을
        등산 같다고 말하곤 했지요.

        도요 할머니의 첫 시집이 발간 반년만에 70만부가 팔렸다네요!
        (최영미 시인이 서른 갓 넘어서 낸 첫 시집이 일 년만에 50만부가
        팔린 거와 비슷하지요?)

        TV에서 테니스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한두 가지를
        배울 수가 있는 것처럼, 도요 할머니의 시를 읽으면 시적인 글쓰기에
        대해서 뭔가 배워질 것 같아요.

    • 호박꽃의 미소2013.07.28 08:41 

      친절과 미소...
      많이 저축해 둬서
      저도 연금으로 되돌려 받고 싶습니다.

      좋은 글 ...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노루2013.07.28 23:53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따뜻한
        한마디 아끼지 않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미소님의 밝은 미소가 떠오르면서
        한층 유쾌해지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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