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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아닌 일의 그림자
    짧은 글 2013. 10. 11. 04:13

     

     

              쌀쌀한 날씨엔 더 기분이 쓸쓸해진다고

              그녀가 말했다.

              쌀쌀한 날씨에 강변을 달리면 참 상쾌하다고

              내가 댓구했다.

              생각 난 게 그거여서 였지만, 그래도

              잠자코 있었어야 했다.

     

     

     

     

     

     

    Salvador Dal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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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nbee2013.10.12 14:21 

      메트로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스맛폰으로 보고 그림들이 어찌나 좋은지
      댓글을 썼는데, 등록에 실패했어요.ㅎ

      다시 컴퓨터로 보는 화면의 그림은 더욱 좋아요.

      그림자를 남겨둔 일은 이미 '아무것도 아닌 일'에서 벗어난 걸요.^^
      시의 여운이 참으로 애잔하게 감겨듭니다.
      착하고 고운 사념 한자락이 숨어 있어요.(제 감상에..ㅎ)

      • 노루2013.10.12 15:24

        실은, 문득 떠오른 제목이 괜찮다 싶어서요.
        그렇다고 제목만 써놓을 수는 없잖아요. ㅎ

    • 헬렌2013.10.16 18:15 

      '생각난 게 그거여서 였지만 그래도 잠자코 있었어야 했다'
      전 이런 표현이 참 좋아요. 특히나 그래도 잠자코 있었어야 했다..이런 말은 생각할 수록 재밌어요ㅎ
      아무것도 아닌 일의 그림자..이런 제목도 역시나 멋지구요.
      쌀쌀한 날씨에 강변을 달리는 상쾌함. 쓸쓸함과 상쾌함의 한끗차이 기분을 이렇게 표현하시니 왠지 쿨해보여요^^
      '시냇가의 나무가 되고 싶다'는 글귀의 액자가 담긴 그곳은 아직도 있을까요?
      어제는 작업실에 가서 저도 일을 했어요.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쓸쓸할 때,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 노루2013.10.17 23:35

        그 도시의 두 개 대학 사람들이 자주 들리던 그 맥주집은 몇 년 -- 7, 8년? -- 후에
        문을 닫았어요. 거기서 만나 알게 되어 종종 함께 마시던 한 사람, 독일서 공부하고
        온, 건너편 대학의 독문학 교수였던, 나보다 한두 해 젊지만 멋진 백발의, 그리고
        독문학자답게 말하고 독일의 술집을 그리워하던 한 사람이 지금 생각나네요.

        일은 좋은 점이 많은 것, 맞아요. 설거지 시간이, 그래야 5분, 10분이지만, 좋기도
        하더라고요. 마음의 설거지까지는 아니지만, 거친 것들이나 마구 삐져나온 것들은
        대충 가라앉히고 수그러뜨리는, 마음을 추스르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아요.

    • jamie2013.10.21 23:33 

      제 친구 하나가 작가가 되었는데,
      글을 쓸 때 마음에 드는 제목이 먼저 떠올라 그 것에 맞추어
      글을 쓰기도 한다고 해요...
      Unbearabe lightness of being...저는 이 제목이 좋아서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구요.
      노루님의 마음에는 시가 많이 저장되었단 생각이 드네요.
      멋진 문구예요!

      • 노루2013.10.22 00:57

        Jamie 님이 멋진 문구라 하시니 무조건 됐네요. ㅎ ㅎ
        고마워요.

        Jean Cocteau 의 'The Difficulty Of Being'(1947)도,
        (오늘 NYT Books 에 인터뷰 기사가 실린) 'Goldfinch'의 작가 Donna Tartt 가
        (여기 <즐겨찾기>에도 연결시켜 놓은, 'By The Book' 칼럼에서) 요새 무척
        즐기고 있다고 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 제목에도 끌려서 어제 오후 책을 사다가 밤에 'Introduction'을 읽다 보니
        안 읽고 싶은 책이란 생각이, 서둘러서 또 잘못 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a certain fakery as Cocteau's very essence" 니, "his constitution is that of
        the arch imposter, the born con man" 이니, 하는 말들을 읽어서지요.
        Donna Tartt 는, 대학 시절 읽었던 그 책이 책 갈피들이 떨어져 나올 정도인데,
        올해 새로 출판된 버전으로 다시 읽고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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