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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해 보였나
사월에 눈꽃이 피었다
사방에서 꽃 소식 날아드는데
정작 꽃 다운 소식은 딴 동네 이야기인데
연일 꽃 없이 화창하기만 하더니
화사하게 눈꽃이 피었다
말이 없어지는 내게 보란 듯이
돌능금나무 가지마다
다닥다닥 눈꽃송이
햇볕 밝은 오후
문득 다시 보니
돌능금나무 불그스레하다
오래전
정동교회 옆문 작은 돌계단 위
거기 한순간 천사가 서 있던 걸 나는 보았지
환영처럼 사라진 사월의 눈꽃
하지만 그대들은 모르리
싱그러운, 오월의
눈꽃
4/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