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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어떤 나들이의 메모를 여기에 다시 옮겨 적어야겠습니다. 따로 일기장을 안 갖고 있으니까요.
eunbee 님 블로그의 어떤 글에 댓글을 쓰다 보니 의도하지도 않았던 그 메모를 쓴 게 됐더라구요.
어떤 나들이
아름다우면 쓸쓸하고
아니, 누가 생각나고
누가 생각나니 더 너무 아름답고.그제사 못 견디는 양
길 나서며 혹여나 챙긴
휴대폰 번호 눌러대고.어머나! 저녁 사드릴까요?
역시나 인연은
한 번 덜!망설임이라고.
뒤뜰의 사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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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편지2014.05.07 19:18
소년의 일기장에 있을 것 같은 시입니다.
그 나들이를 다 바라본 것 같기도 한......
그렇게 지내실 수 있는 건, 아니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저 자연 때문입니까?
이렇게 묻고 싶어졌습니다.-
노루2014.05.09 02:28
늘 그게 그거인 사진만 올리기가 뭐했는데, 훗날 읽어 보면 '그때' 생각나게 해줄
메모도 되겠기에, 저도 모르게 어느 블로그에 -- 실은 바로 요 아래 댓글 쓰신
eunbee 님 블로그에 -- 댓글로 '고백?'해 버린 걸 여기 함께 끼워넣기로 했지요.
최악이 '진정으로는 후회 안 할' 실수일 텐데, 하면서 가끔, 아니 실은 주언진 기회
거의 매번, 엉뚱한 쪽을 택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결과가 기대보다도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고맙게 생각하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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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2014.05.07 22:22
교수님 덴버 집 뒤뜰의 능금나무는 이제 눈에 익어요.
위 사진에는 없지만요.
눈이 오나 꽃이 피나 그 나무는 정말 어여쁜 자태로 얌전하게 사랑스럽게 서 있거든요.ㅎ
'인연은 한 번 덜 망설임'
그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앞으로 쉽게 찾아낼 수 없을 것 같아요.
인연도 만들어야 인연이 되는 거 맞지요? 그제사 못 견디는 양.^^-
노루2014.05.09 02:51
앞뜰이나 뒤뜰에, 방 안의 자주 앉아 있는 곳에서 창밖으로 잘 보이게,
꽃나무 한 그루 심어 놓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정말 참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못 보고 죽으면 안 되는 아름다움이란 없다, 한 가지 아름다움이
늘 가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식이거든요.
천방지축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짧은 삶에 너무 망설이기만 할 건 아닌
것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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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2014.05.07 23:04
제가 접한 노루님의 시 중, 최고입니다!
눈과 마음에 쏙 들어와요.
한 번 덜 망설임이 인연이라는...멋진 구절,
꼭 새겨두어 실생활에 적용하렵니다.-
노루2014.05.09 03:06많이 드러낸 건 아니지만 감추지 않고 쓴 짧은 글이라 그런가 봐요.
'역시나'라고 했던 건 오래전에 했던 거와 같은 소리를 또 하고 있는
거라서요. 그때 산악회에 '벌써' 친한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그 시작을
생각하면서 아래의 짧은 글을, 아마도, 산악회 게시판에 썼거든요.
인 연
좋은 사람 같아
말 걸고
또 보고 싳어
설레이다
한 번 덜
망설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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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이河河2014.05.08 13:19
누군가 만나자면 덜 망설여야겠습니다^^
유리알 같이 맑은 소년의 속마음을 훔쳐본것 같아요
왜 훔쳐본것 처럼 느껴지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
거기 풍경은 더울것 같지 않은데 벗은 사람들이 있군요-
노루2014.05.09 10:52실은 저 글을 포함시키는 걸 망설였어요.
eunbee 님 포스트에 댓글 달 때도 저 휴대폰 얘기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려다 나도 모르게 그만. ㅎ
조금만 더 훔쳐보시라고, 한마디만 더 보태면,
참 반갑더라고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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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lad (세래드)2014.05.09 13:17
"한 번 더....." 마음에 와닿는 귀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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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2014.05.09 23:42
그런데, 내가 여전히 잘 동요되는 게 스스로는 나쁘단 생각이
안 들어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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