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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릴린 로빈슨, 'When I Was a Child I Read Books' (1)
    책 읽는 즐거움 2014. 10. 24. 03:33

     

     

     

     

    Marilynne Robinson, When I Was a Child I Read Books (2012).

     

    요즘 로빈슨의 소설 'Gilead'와 함께 읽고 있는 그녀의 에세이집이다. 모처럼, 두 곳 내 단골이 아닌, 일반 서점에서 선뜻 산 책이다. 최근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은 그녀의 책 'Absence of Mind' (2010) 대신 사는 거란 생각도 하면서.

     

    로빈슨과는 중요한 점에서는 생각이 갈라지지만 그런 부분에서도 그녀의 얘기는 들을 만한 그 이상이고, 읽으면서는 아니지만 아마 내 무의식은 노트를 하고 있을 거고, 무엇보다도, 재밌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진지하고 끈질긴 정열로, 미묘한 차이라도 알아채고, 그걸 덮거나 모른 체 하지 않고 애써 표현해서 이해를 더 분명히 하는, 그런 사람과의 긴 대화를 실은 나는 좋아하곤 했었다.

     

    열 편의 에세이로 된 이 책에서 중간에 실린 표제작 에세이를 먼저 읽고서 처음의 두 에세이를 읽었다. 이런 적은 아주 드문데, 서문은 아직 안 읽었다.  지금 보니 Walt Whitman 을 인용하는 걸로 시작하는 서문이 아마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어떤 의도를 말해줄 것도 같다. 어쨌든, 우선은 읽은 에세에에서 몇 구절을 그냥 인용해 두기로 한다. (에세이 제목은 굵고 진한 글체로.)

     

    두 번째 에세이:

    Imagination and Community (상상과 공동체)

     

    여러 해에 걸쳐서 나는 하도 많은 책을 모아 놓아서 그 전체를 충분히 'library'(장서)라 부를 만하다. [...] 그 중에 얼마나 언제고 읽게 될지 모르겠다. 이게 더 많은 책을 얻는 내 즐거움을 한풀 죽이는 데에는 아무 노릇도 못했다. (p 19)

     

    ... 언어의 실패 그것은, 모순적으로, 파악 그 너머의 실재를 떠올려주는, 말해질 수 없는 것의 느낌을 불러일으켜주는, 언어의 특별한 힘의 입증이다. (p 19-20)

     

    말해질 수 없는 것들과의 경계선 또는 거기 이르는 길들이 내가 읽은 적이 있는, 어느 정도 야심차거나 진지하거나 또는 상상력이 풍부한 모든 책들에 의해서; 내가 만났던 모든 좋은 선생님들에 의해서; 음악과 회화에 의해서; 어떤 식으로든 흥미있는 대화, 심지어는 낯선이들 사이를 지나가며 엿들은 대화에 의해서 내게 열려지곤 했었다. (p 20)

     

    있음(presence)은 큰(great) 신비이다, 그리고 '없는데 있음'(presence in absence)은, [...], 인간적 척도에서(at a human scale), 일상 생활의 속에서 우리 모두에게 대단한 실재(a great reality)이다. (p 21)

     

    나는 이게 실은 공동체의 기본이라고 이 순간에는 확신한다. 이 순간에는 나는, 공동체는 [...] 우리가 모르거나 매우 조금만 아는 사람들에 대한 상상적인 사랑으로 아주 대부분 이루어져있다고 말해야 겠다. (p 20-21)

     

    나는 소설은, 다른 무엇이기도 하겠지만, 상상적인 사랑이나 동정이나 동일화의 능력에 대한 연습일 거라고 생각한다. (p 21)

     

    나는 내 천 권의 책들의 작가들을 사랑한다. (p 21)

     

    글쓰기의 즐거움 하나는 내가 써먹기에 딱 맞는 단어가 있다는 걸 내가 그렇게 자주 안다는 것, 그리고, 수년간 그것[그 단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더라도, 내가 불러낼 때 그게 나와준다는 것이다. (p 22)

     

    내가 아는 모든 작가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느냐고 물었을 때는, 한 단어로 대답한다: 읽어라. 훌륭한 충고, [...]. (p 23)

     

    불균질의(heterogeneous) 돌은 동질의(homogeneous) 돌처럼 단단하지 않다. 오, 은유의 힘이여. [멋진 은유지만, 그건 은유일 따름이라고, 미국은 안정되기에는 너무 다양하다고 한 어떤 사람을 로빈슨이, 말하자면, 비꼬는 말] (p 25) 

     

    "우리"와 "저들"의 정의들이 축소되기 시작하면 이들 정의들이 얼마나 좁아지게 될지 한계가 없어 보인다. 그것들이 작아지고 좁아질수록 그들은 점점 더 격앙되고 더욱 위험하고 비인간적으로 된다. 그들은 자신을 보다 진정한 그리고 보다 순수한 공동체의 움직임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내가 말했 듯이, 그들은 공동체의 말살이다. [...] 상상력의 가능한 가장 넓은 발휘가 개인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인간의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p 26)

     

    사실, 미국의 우리는 꽤 잘 해왔다. 인정컨대 낮은, 인간의 표준으로는. (p 26) 

     

    거의 언제나 겸손의 다른 이름인 지혜는 인간이 잘못할 수 있음에 (함께 끼는) 어쩔 수 없는 자기 자신의 몫을 받아들임에 있다. (p 26)

     

    그러나 이 증오를 마켓팅하는 효과는 의심할 바 없이, 국가 공동체에 해를 입히면서 그리고 언제나 더 큰 해의 위험성을감수하면서, 토론이나 논란을 점점 더 부족전쟁의 형태로 바꿔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민주주의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민주주의는, 그 본질과 천재성에서, 자기와 대부분의 동안에 그리고 여러 면으로 깊은 의견차이가 있는 공동체에 대한 상상적 사랑 및 동일화이다. (p 27-28) 

     

    바로 그 당시에, 미국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차별의 모든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는 위대한 사회변혁이 Rosa Parks, Martin Luther King, Jr.와 많은 다른 이들에 의해 시동되면서 시작되었다. [...] 내가 한 세대 일찍 살았더라면, 지금의 많은 내 관심사에 대해서 생각해 봤을지는 모르지만, 저술과 강의에 수반되는 훈련은 없이, 그리고 반응과 비평에의노출과 함께 오는 엄격성은 없이 였을 거다. 그리고, 물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화에서 아무 역할도 못했을 거다. (p 29)

     

    그들은 '우리'와 '저들' 사이에, 말하자면, 선명한 금을 그었다. 금 저편의 사람들은 존중하거나 [의견을] 들어줄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고 사실, '그들'을 판단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아주 큰 문제 덩어리로 간주된다. (p 30)

     

    우리는 서로로부터 물러나면서 세계로부터 물러난다. [...] 공유의 휴매니티 [인간됨의 공유] 같은 것들이 잊혀지기를 용납하는, 상상적 동일화의 수축은 항상 국내에서 시작한다. (p 31)

     

    공동체는 그야말로 개인 생활을 풍요하게 할 수가 있고 공동체를 크게[넓게, 편협하지 않게]하고 그 질을 높이는 것은 어느 개인이나 할 수가 있다. (p 31) (*)

     

    너무 자주 잊혀지는 위대한 진리는 서로에게 잘하려는 게 사람의 천성에 들어 있다는 거다. (p 31, 이 에세이의 마지막 문장)

     

     

    (*) 원문은 쉽게 정확히 이해가 되는 멋진 문장인데 번역에선 그걸 살리기가 내겐 어려운 한 예로 들 수가 있겠다.

         누가 좀 멋지게 번역해주었으면 ...

     

        [원문] It is very much in the gift of the community to enrich individual lives, and it is in the gift of

                any individual to enlarge and enrich 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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