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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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테니스짧은 글 2023. 10. 12. 23:19
. 가을 테니스 가을보다 테니스보다 더 좋은 가을 테니스 오늘은 누구와 어떤 게임을 하게 될까. 워싱턴 공원 코트에 다다르니 그가 홀로 구경하고 있다. 여섯 코트는 차고 한 코트가 비어 있다. 그와 공을 친다. 그의 이름이 Doug? 맞을 게다. 묻지 않는다. 옆 코트에서는 데이비드, 티파니, 보, 그리고 그랜드가 복식을 치고 있다. 두 번째 세트가 끝났나, 티파니가 간다. 그녀 대신 덕이 들어가고 나는 구경하면서 점심도 먹고 사진도 찍는다. 한 세트가 채 안 끝나서, 누가 찾아온, 그랜드가 간다. 대신 내가 덕의 파트너가 된다. 그 세트를 6:7로 진다. 새 세트는 6:1로 이긴다. 내 serve & volley가 거의 매번 점수를 딴다. 재작년보다 확실히 잘 친다. 이 흐뭇함. 큰딸 말대로, 고관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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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테니스짧은 글 2023. 7. 20. 12:09
. "이렇게 뜨거운 여름날 코트에서 뛰는 게 재밌어요" 쨍쨍 해나고 35도쯤이던 어제 테니스 치고 코트를 함께 나서며 스테파니가 하는 말이다. 하, 스테파니도 나 같구나. 뙤약볕에 걷는 건 더워도 코트에서 뛰면서는 더운 줄 모른다. 이열치열이 한여름 테니스의 재미다. 재작년 이맘때, 냉동 창고 같은 실내 클레이 코트에서 치면서는 공원 코트가 그립기도 했었다. 어제 아침엔 데이비드와 마커스가 기다리는 코트 #7으로 들어가는데, 옆 코트에서 다들 'Hi!'하며 내 이름을 부른다. 돌아보니 세르지오 말고는 이름이 안 생각나는데 Gates 테니스 센터에서 쳤던 사람들이다. 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유쾌한 만남인가! 그저께 아침엔 그룹 메시지를 받고 나가서 세 세트를 쳤다. 오늘은 그냥 나가서, 숀, 글랜,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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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테니스 일상으로 되돌아가다짧은 글 2023. 6. 12. 02:50
. 다시 Washington Park를 매일처럼 찾는다. 이번 주에도 화요일엔 세 세트 월목금엔 네 세트씩이나 쳤다. 어제는 코트가 다 차서 코트 밖 테이블에서 점심만 먹고 왔다. 30년 전 혼자 이 공원 코트를 처음 찾은 내게 복식 치고 있던 '망고' 지미가 한 게임하라며 환영해 준 그날부터 워싱턴 파크 테니스는 늘 즐겁고 유쾌하기만 하다. 한인은 사실상 나뿐이고 온갖 사람들과 섞이는데 테니스가 'friendly'한 신사 게임인 건 다들 숨 쉬고 있는 거나 같았다. 십 년 넘게 더 자주 함께 한 한인 테니스는, 다만 몇 사람이 만든 차이긴 하지만, 안 그랬다. 이젠 다 잊을 기억. LA도 아닌데 세 개의 클럽으로 나뉘면서 사람들을 드러내 주었다. 한인 테니스는 한 주에 한 저녁 봐 가며 쳐야겠다. 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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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기쁨>을 발견한 기쁨짧은 글 2023. 3. 28. 22:32
. 시 읽는 기쁨을 새삼 발견한 건 아니다. 시간 낭비 시가 넘치는 세상에 기쁨을 주는 시가 이미 1000편이 넘는 '시 읽는 기쁨'* 방을 발견한 거다 시 뒤의 짧은 글들도 재미를 더해준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기쁨을 주는 시들인지 어찌 아냐고? 몇 편 읽어봤으니 안다. 맨 아래 시부터 즐기고 있다. 새들을 보면서 시를 쓴다는, 좋아하는 시인, 김광규 시인의 시도 반가웠다. 서울서 사온 "오른손이 아픈 날" 다음의 "그저께 보낸 메일" 시집을 기억해 둔다. 내 블로그에는 몇 개의 즐거움의 방으로 열리는 문이 달려 있다 'For Better Or For Worse'라든가 이제 또 '시 읽는 기쁨' 내 블로그를 나는 매일 찾는다. * 샌님 블로그의 카테고리: Kandinsky, Conc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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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너의 주소짧은 글 2023. 2. 16. 01:25
. 명당자리는 물론 어느 항아리 속이나 공원의 어느 나무 아래도 말고 나의 '하늘보다 너른' 곳*을 너의 주소 살아있는 주소로 하길 내가 참 잘했다는 생각이 함께 창밖을 보고 있자니 또 드는구나 * Emily Dickinson의 시 "The Brain—is"의 첫 연: The Brain—is wider than the Sky— For—put them side by side— The one the other will contain With ease—and You—beside— Chagall, Window in Artist's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