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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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첫눈이 내리네!이런저런 2011. 10. 8. 23:08
내겐 늘 가까이에 두고 있는 책이 하나 있다. 사전에서 단어 찾는 것보다 더 쉽게, 단번에, 읽고자 하는 페이지를 열 수가 있다. 어떤 부분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읽고 또 읽어서 밑줄 그은 것보다 더 표시가 난다. 그런 곳이 몇 군데 된다. 읽고 싶지 않아서 책을 들고 표지만 보다가 내려놓게 되는 그런 부분이 있다. 아니, 클릭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이 책은 본디부터 하이퍼텍스트(hypertext)다. 실은, 내 머리 속에 써두고 있는 내 자서전이다. 어제 밤엔 이 책을 생각하다 잠들었다. 이른 아침 커튼을 여니 창문 아래 지붕이 하얗다. 아, 첫눈이 내리네! (10/8/11, 토요일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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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가린 집이런저런 2011. 8. 14. 12:15
햇볕이 불가마 속처럼 뜨거운 한여름에도 집 안은 서늘하다. 나무들 덕분이다. 뒤뜰을 내다보고 있으면 나무들에 가려 좀 떨어져 있는 이웃 집들이 거의 안 보인다. 한 쪽으로는 아예 나무들만 보인다. 공원 속에 있는 것 같다. 뒤뜰 한가운데에 꽃나무가 있다. 봄엔 봄꽃이 겨울엔 눈꽃이 핀다. 꽃나무거나 그늘나무거나 나무에 가린 집 나무 사이로 보이는 집 그런 집이 나는 좋다. 그런 집 창 밖으론 나무가 보인다. 나무에 머물다 가는 바람과 계절이 보인다. 하긴 여기 집들이 대체로 다 그렇다. 언덕에서 멀리 보이는 도시는 바다 같은 숲이다. 실은, 내가 좋아 하지 않는 집은 너무 큰 집이다. 한 가족이 사는, 호텔이나 학교처럼 너무 큰 집이다. 1. 테니스 코트 건너편 집들. 2. 어디 나들이 한번 하기가 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