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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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Eliot 의 시 "Two Lovers"시 2015. 11. 18. 15:53
간밤에 올해 첫 폭설이 내렸다. 아침에 창밖 뒤뜰을 내다 보니 설원 한가운데 서 있는 능금나무의 굵은 가지들이 화사하게 만개한 눈꽃 무게를 못 이겨 아래로 휘어져들 있다. 기분이 맑고 유쾌했다. 낮에 이탈리안 빵을 사러 나갈 때는 하늘은 새파랗게 개이고 태양은 눈부시고 눈 덮인 지붕들은 샛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동네 도서관 라운지에서 시 모은 책 "Poems You Ought To Know"를 샀다. 실려 있는 George Eliot 의 시 "Two Lovers"를 읽어 보고 나서다. 그러니 이번에도 책값(4불)은 이미 한 거다. 1903년에 나온 초판인데 표지의 책 제목은 금박으로 보이고 시마다에는 삽화가 곁들여져 있다. George Eliot 의 시를 처음 읽은 거였는데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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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시에 대해: 하이네의 시 한 편시 2015. 10. 9. 00:48
번역시 문제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는 것은 나중 언젠가로 미루고, 우선 떠오르는 두 가지: 번역시에서는 원문의 뉴앙스와 음악성(시의 소리와 리듬)을 살리기가 어렵다. 그러니 그런 것들을 잃어버린 번역시에서 원문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이네의 시 영역본을 읽으면서 새삼 느꼈던 것도 그 점이었다. 또 하나는, 줌 생뚱맞은 비유지만, 나름으로 다보탑 같고 또는 석가탑 같은 예술적 아름다움을 지닌 시가 번역되면서는 석가탑 시는 상대적으로 번역이 쉬워서 제 아름다움을 잃지 않을 것 같은데 다보탑 시는 평범한 시로 바뀔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가 다보탑 시라면 "내가 돌이 되면"은 석가탑 시다. 캐나다의 시 낭송회에서 번역본 '국화' 시가 받은 덤덤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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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은 책 (9/21/15 - 9/28/15)시 2015. 10. 6. 01:57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은 책은 혹시 나중에 또 찾게 될지도 모르고 해서 (요 아래 'The New Yorker' 는 그래서가 아니지만) 여기에 책 이름이라도 메모해 놓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The New Yorker 주간지 'The New Yorker' 는 뉴욕의 큰애가 집에 올 때 들고오는 거나 읽곤 했었는데 우연히 처음으로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게 됐다. 잡지는 한 주씩 빌려주는 모양인데, 일부러 시간 내서 읽는다는 생각 없이도 적당히 읽을 만큼 읽고 반납하기에 딱 알맞은 기간인 것 같다. 종종 빌려다 읽어야겠다. 아래는 이번에 빌려 읽었던 '뉴욕커' 표지와, 읽은 글을 'V'로 표시한, 목차 사진이다. 내가 봐온 대로는 이 잡지의 목차의 틀은 늘 같다. 영화 비평 대신 미술 비평이라든가, 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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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기 | 영시: Hurricane |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시 2015. 5. 27. 09:03
Smoky Hill Library 커피숍 겸 서점에서. 읽으려고 가져간 책은 늘 뒷전으로 밀리고, 서점의 책장에서 빼낸 책부터 읽어본다. 슬픈 이야기의 책은 피하려는 마음을 오늘은 호기심이 눌렀다. Jenny Joseph 의 시 'Warning'의 첫 줄이 제목인, 시와 산문을 모은 책 'When I Am An Old Woman I Shall Wear Purple'을 창가 테이블로 가져가서 여기저기 읽어본다. 몇 편 읽은 시의 상당수가 의외로 유머러스하다. 특히, Joanne Seltzer 의, 열편의 연작시로 된, 'A Place for Mother'가 그러해서 다 읽게 된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읽은 게 이미 책값(2불 50센트)어치는 넘었으니 그냥 놓고 나올 수는 없다고 결론 내리고, 책을 사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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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인의 시시 2015. 3. 19. 21:42
매일이다시피 시를 쓰시는 이생진 시인의 을 제 블로그의 에 연결시켜 놓았습니다. 매일처럼 들러서 그의 짧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그런데 잘 못 그러는데 이 새벽(5 시)엔, 뉴욕타임즈의 한 기사 때문에 어찌어찌, 그의 시 한 편을 읽게 됐네요. 삶의 모습을 읽는 걸 여전히 좋아하지요. 이생진, '사도師道' 동네 도서관의 에서 ----------------------------------------------------------------------------------------- 파란편지2015.03.19 22:52 이생진 시인의 블로그를 소개해 주셨을 때 찾아가보고 이후로는 저도 시시때때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저 '사도'를 읽으며 당시의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놓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인터넷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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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가장 사랑 받는 시시 2015. 3. 13. 02:24
아침에 온라인 뉴욕타임즈 기사 에서 읽었다. 아일랜드의 공영방송 RTE 가 어제 수요일(3/12/2015)에, Seamus Heaney 의 “When all the others were away at Mass”를 지난 100년에 쓰여진 아일랜드의 가장 사랑 받는 시로 발표했단다. 예선을 통과한 열편 시 중에 William Butler Yeats 의 “Lake Isle of Innisfree”가 빠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When all others were away at mass Seamus Heaney When all the others were away at Mass I was all hers as we peeled potatoes. They broke the silence, let fall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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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침 A Winter Morning / Ted Kooser시 2015. 3. 3. 08:17
Ted kooser 의 시집 'Splitting an Order' (2014)를 읽어 보니, 그의 Pulitzer 상 수상 시집인 'Delights and Shadows' (2004)도 읽고 싶어져서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두 시집이 10년 떨어져서 나온 거라 그 차이를 느꺼보고 싶기도 했다. 'A Winter Morning'은 'Delights and Shadows'에 실린 짧은 시다. 떠오르는 대로의 간단한 번역도 덧붙였다. A Winter Morning by Ted Kooser A farmhouse window far back from the highway speaks to the darkness in a small, sure voice. Against this stillness, only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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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주문해서 나눠 먹기 Splitting an Order / Ted Kooser 시집시 2015. 2. 28. 09:17
Ted Kooser 의 시집 'Splitting an Order'(2014)를 만나게 되고 그로해서 이 시인을 좀 알게 된 건, 순 우연이다. 오늘따라, 어제까지 이삼일 계속 눈이 내린 후, 해가 나고, 그래서 동네 도서관에 운동 삼아 걸어서 갔다 올 생각을 하고, 거기서는 또 오랜만에 오늘따라 쪽을 둘러볼 생각이 들고 그래서 마침 표지 그림이 눈에 띈 책을 펴보게 된 거지만, 다 우연이다. 시인의 이름이 낯익다 싶었지만 언제 어디서 봤다 해도 그 또한 우연이었을 테니 말이다. 빌려와서 책 제목의 시를 읽어보니 이 시가 그리는 그림이 표지 그림보다 더 아름답다. Splitting an Order I like to watch an old man cutting a sa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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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쇼의 하이쿠 한 수시 2014. 8. 18. 02:17
읽고 있는 책 Edward Hirsch, How to Read a Poem: And Fall in Love with Poetry 시 한 편을 읽고 시와 사랑에 빠지는 법 (1999)에 바쇼(Matsuo Basho)와 그의 하이쿠 한 수에 대한 이야기가 반 페이지쯤 나온다. 그 일부를 옮겨본다. 1964년 11월 25일 자정이 좀 지난 시간이다. 죽음이 가까이 온 시인(master)은 제자 돈슈에게 그의 마지막 시를 받아 쓰게 한다. [...] "죽음을 앞두고 하이쿠를 쓸 때가 아니란 걸 안다," 바쇼는 깊은 생각에 잠겨 혼잣말 했다: "하지만 시는 이제 50년 넘은 내 생애를 통해서 언제나 염두에 있었다." 그 시는 때로는 "During Illness"(병 중에)[라는 제목으]로 불린다. 다음은 Ro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