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
아이의 행복짧은 글 2012. 6. 1. 23:22
아이는 앙꼬빵을 좋아한다. 앙꼬빵 땜에 요샌 한국마켓에도 간다. 맛있어! 맛있어! 우선 하나 차에서 먹으라고 주니 깔깔대며 웃는다. 내일 아침엔 "야~! 야~!" 마냥 행복해 하겠지. --------------------------------------------------------------------- eunbee 2012.06.01 23:31 저도 앙꼬빵 좋아한답니다. 팥 들어간 빵 맞죠? 내일은 저도 집앞 제과점에 가서 팥 듬뿍든 앙꼬빵 사다 먹어야 겠어요. 이렇게 '애들 보는 데서는 찬물도 못마셔요.'ㅎㅎㅎ 따라쟁이 한다고 난리라서...ㅋ 노루 2012.06.02 04:04 헬렌님의 아드님 말대로 행복은 세잎 클로버, 널려있는 게 행복 맞아요. 앙꼬빵의 행복, 맥주 한잔의 행복. 멋진 pass..
-
곁에 와 있던 봄짧은 글 2012. 4. 3. 23:53
언제 오겠지근데 곁에 와 있네봄 눈 흘기네 * * * 멀리 스웨덴 '안나의 마을'에 활짝 핀 개나리꽃도,파리 쏘 공원 노천 카페에서 마주 보이는 만개한 벚꽃도,버지니아 '제이미의 숲' 속 키 큰 나무들 사이에 커튼처럼 달려있던 흰 꽃송이들도,다, 다, 보고 와서는,다윈이 태어난 마을 근처쯤 되는 영국 시골 '헬렌네 동네' 초원에서양 떼들과 노닐고 있던 봄처녀에게 말이라도 걸 듯 하고 와서는, 여기 로키산 기슭 우리 동네에도 언젠가 봄이 오겠지,조바심내며 기다리기 싫어 짐짓 잊은 체했는데, 봄이 바로 내 곁에 와 있은 걸 몰랐네.집 옆 능금나무의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걸 그제 처음 보고 놀랐네. 그렇게 무심했느냐고, 봄이 곱게 눈 한번 흘기네.이제 막 위에서 부터 터지기 시작한..
-
하늘이 땅에게짧은 글 2012. 2. 12. 00:22
할 얘기가 많은지눈이 또 내리고 있다띄, 엄, 띄, 엄, 이더니이젠 쉬지 않고 고독을 풀고 있나 Paul Signac, The Snow. ------------------------------------------------------------------------- 헬렌 2012.02.12 22:12 시만 홀로 있을 때 보다 그림과 같이 있으니 환상의 짝궁입니다.하늘이 고독을 풀어서 제가 이렇게 고독하군요..노루 2012.02.12 23:48창가에 앉아 있다가 잠시 밖에 눈 내리는 걸 멍하니 보는데문득, 평소 저 혼자 고고하던 하늘이 오늘은 웬일? ㅎ ㅎ유명 화가의 눈이 내리고 있는 어떤 그림을 본 기억은 있는데..
-
나이 들면서 좋은 거 하나짧은 글 2012. 2. 11. 14:01
세잔느, stilllife with apples. 괴로움은 없고 기쁨만 있는 나이 들면서 좋은 거 하나 짝사랑 좋은 사람이나 좋은 것들 그냥 좋아하는 팬의 즐거움 [요 아래 '새 테니스 친구'에 대한 헬렌님의 댓글에 답글로 한 줄 썼던 걸 재미 삼아 무려 열 줄로 늘렸다. 그저 짧게 느낌을 적어 놓으려는 건데, 전에 그렇게 한 줄 알았더니 아니다.] ------------------------------------------------------------------------------ 헬렌 2012.02.12 22:09 네.. 노루님의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그걸 함께 즐기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숨쉬어 살아있는 에너지가 되어서 괴로움을 물리친 것 아닐까요.. 괴로움이 없는것이 아니라 괴로움을 이긴것..
-
눈꽃짧은 글 2012. 2. 6. 06:36
또 폭설이 내렸다.하루 반을 내린 눈으로 뒤뜰은 또 작은 설원이 되고창 밖은 눈꽃으로 환하다.꽃이 자주 핀다고 싫증나랴 ~ ~ ~ ~ ~ 눈꽃 눈처럼꽃처럼그녀처럼 그녀의 다른 이름은눈꽃 말과 뜻이 하나선선한 바람처럼언제나처럼 눈꽃 그대 앞에서내 마음도 눈꽃 토요일 아침 10:38. 목요일 밤부터 내린 눈이 오는 듯 마는 듯 거의 멎었을 때다. 토요일 오후 3:28. 눈 멎고 해 난 지 다섯 시간도 안 돼서 벌써 나무에선 눈이 많이 녹아내렸다. 거대한 설산의 거대한 상록수들? ---------------------------------------------------------------------------------------------- 호박꽃의 미소 2012.02...
-
타임 머신짧은 글 2012. 1. 21. 12:45
타임 머신 타고 그 사람 어린 시절로 돌아와 어린 그 사람과 놀며 지내네 "누나 꺼야, 누나 꺼야" "누나가 잘 하네" 혼자 노는 걸 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피자 사주러 데리고 나가기도 하고 같이 소꿉놀이도 하네 타임 머신 타고 잠시 되돌아갔다 오니 어린 아이와 어른 사이 소통의 복잡한 문제 없어서 이리 좋은 걸 ------------------------------------------------------------------------------ 안나 2012.01.22 14:02 무엇을 보고 타임머신을 타셨는지요... 노루님도 고요한날은 옛 생각이 많이 나시는지요? 추억에 젖기에 좋은 겨울날이에요. 노루 2012.01.23 02:15 어린이와 어른 사이에, 사람과 기르는 강아지 사이에도 그렇듯이, ..
-
어느 날의 메모짧은 글 2012. 1. 17. 15:26
오래 전에 메모해 놓은 글이 생각나서 PC 파일을 보니 거기 있다. 좀 우스꽝스런 글이지만 나중에 생각나게끔 그때 일을 간략히 즉흥적으로 적은, 그야말로, 메모였는데, 지금 읽어 보니 그때 일이 잘 적혀 있다. 그러니 괜찮게 쓴 메모인 것도 같다. 평소 일기를 쓴 적이 없다 보니 이런 메모가 마치, 사라지고 없는 일기장의 한 페이지라도 되는 듯 싶어서, 이참에 여기 이 블로그에 옮겨 놓는다. 어느 금요일 밤의 메모 맑고 고운 시인의 노래는 금요일의 향기 밤은 깊어 물먹은 놋쇠 항아리 스르르 가라앉는가 (*) 금빛만 가득 찰랑이는가 여운이 청아하네 2000년 가을. (*) 김춘수 시인이 자작시 낭송에서 읊은 ‘葉篇二題’ 중 “놋쇠 항아리 하나 / 물먹고 가라앉았다” 에서. 메모의 내용은 아렇다. 2000년..
-
흐린 하늘짧은 글 2011. 10. 29. 23:04
흐린 하늘도 아름답다 흐린 하늘 아래서 어떤 것들은 더 아름답다 -------------------------------------------------------------------------------------------- eunbee2011.10.30 00:44 꽃진 자리에 마른 대궁으로 서 있는 마른줄기를 보며 네 모습도 아름답구나...하던 두물머리의 백일홍에게 하던 제 말이 생각납니다. 노루2011.10.30 11:46 아름답게 보(아주)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시화2011.10.30 09:21 시화 눈에는 2줄로 정리한 노루님 글도 더없이 담백하고 아름답다~~^^* 노루2011.10.30 10:56 ㅎ ㅎ 그냥 가만히 있어야겠네요. 시화2011.10.30 11:..
-
존재의 이유짧은 글 2011. 10. 12. 01:29
꽃이 피는 이유가 아름다움만이어도 좋아요. 꽃이 안 피어도 좋아요. 무화과도 좋아요. 꽃도 열매도 없어도 좋아요. 그러면 안 되는 이유를 정말 아시나요? 그런 사랑 안 해보셨나요? [Rina 님 블로그에서 마종기 시인의 시 '꽃의 이유' 를 읽고서 댓글로 달았던 거다. 10/11/11] , ----------------------------------------------------------------------------------------------- Rina 2011.10.12 09:14 저는 요즘 제 인생이 마음에 들어요. 제 인생의 1부는 끝났는지 잘은 모르지만 지금이 제 인생의 2부 쯤 인것 같거든요. 차를 우려 마실때마다 생각하는 건데요. 뜨거운 물을 끓이고 녹차든, 홍차든, 찻물이 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