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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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그리움짧은 글 2011. 9. 28. 02:05
혼자 있을 때나 혼자인 느낌일 때 살포시 다가와 안기는 벗이 있다 외로움과 그리움 두 자매 중 하나 그런데 기쁘게도 그게 늘 아름다운 그리움이다 [eunbee 님 블로그에서 '가을날 내게 온 편지'를 읽고 와서 쓴 글이다.] 가을 설악 ----------------------------------------------------------------------------------------- eunbee 2011.09.28 07:52 '외로움이 안을 보고 있을 때 그리움은 밖을 보고 있을 거 같다'라는 마음의 시선은 오랜 인생길의 경험과 깊은 성찰에서 빚어지는 언어들이지요. 감탄 감탄~ '그런데 기쁘게도 그게 늘 아름다운 그리움이다.' 오늘 아침,제 마음은 밖으로 향하는 그리움 한조각 흐린 하늘에 띄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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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짧은 글 2011. 8. 25. 04:09
아이는 떼쟁이라도 심술쟁이라도 귀엽다. 머리는 헝크러져 있어도 세수도 버텨서 안 하고 말아도 밉지만 안 밉다. 오이는 맛 없다고 한 입 물고 내려놔도 빵도 블랙베리 잼 발라줘야 먹어도 걱정은 되지만 웃음이 난다.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라도 아이가 아니라 아이 같은 사람이라도 쉽게 정들게 만든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자고 있는 얼굴을 보면 그만 불쌍하다. --------------------------------------------------------------------------- 안나 2011.08.25 14:57 그것이 아이가 아니라도, 사람에 대한 사랑이고 연민 이네요. 맨 마지막 귀절, 생명 있는 모든것은 슬프다고 생각하는 저의 생각 같아서 잠시 마음이 짠...합니다. 노루201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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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짧은 글 2011. 7. 7. 12:22
-- 이건 그냥 나를 위한 메모다 네거리로 접근하는 우리 차 앞을같은 자주색 차가 지나간다.아빠, 저거 우리 차 맞지? 우리 차야! 동네 도서관의 한 PC 앞에 서서한 줄 쳐 넣고 고개돌리니옆에서 사라지고 없다.눈이 닿는 데까지 다 둘러봐도 없다.황급히 밖으로 나와 주차장을 둘러본다.저쪽 멀리, 주차한 차들 사이두리번거리지도 않고 서 있는 게 보인다.우리 차 옆이다. 그러고 보니다른 자주색 차가 눈에 안 뜨인다. 끝 모를 먼 길 가는데이젠 달랑 작은 배낭 하나그 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꼬옥 잡은 몇 가닥일랑 부디놓아버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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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긴 하다짧은 글 2011. 5. 12. 13:44
굉장히 힘들 거라 했다. 그렇진 않지만 힘들긴 하다. 나중에도 "그렇진 않지만" 할 수 있으려면 지금은 힘들지 않아야 하는데 힘들긴 하다. 누구 잘못 아니니 나와의 싸움이다. 승패가 내게 달린 테니스 시합은 질 수 없는 시합이라 했다.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한 해에 몇 살씩 먹어선 곤란하다. 힘들긴 해도 지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바윗 길 오르듯. 힘들긴 해도 아침의 다짐대로 "명랑하게!" Edvard Munch, Stormy Night. ---------------------------------------------------------------------------------------- Helen of Troy 2011.05.13 00:31 힘 내세요!! 노루 2011.05.13 01:38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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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짧은 글 2011. 5. 10. 23:39
둥근 바위 같은 저 프러시아 호밀 빵 내 삶이 좀 친밀해지고 어딘가 닮았으면 싶은 거구나. 요새 내가 가장 많이 먹는 빵, 'Prussian Rye 프러시아 호밀' 빵. ------------------------------------------------------------------------------------------ Helen of Troy2011.05.13 00:33 갓 구운 빵이말로 냄새와, 맛, texture가 그만이죠. 저는 오늘 San Francisco Soughough bread와 시금치 딥으로 점심 먹을건데... 노루2011.05.13 01:18 그것 참 맛있겠네요. San Francisco Sourdough bread 를 직접 구워 드시는 건 아니겠지요? 오월 말에 한국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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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가네요짧은 글 2011. 4. 1. 00:54
꽃잎 흩날리는 봄날 왜 아니 슬프냐고요? 슬픈 신부를 보았나요? 꽃 진 자리 벌써 새 잎 돋네요. 새색시 벌써 일어나 첫날 아침 차리네요. 발그레한 볼 배시시 웃으며 봄날이 가네요. (3/30/11) eunbee 님 블로그의 '분분한 낙화'에 달았던 꼬리글에 몇 줄 덧붙였다. 춘천 구봉산 중턱. -------------------------------------------------------------------------------------- eunbee 2011.04.04 03:12 춘천엔 바로아래터울의 동생이 살고 있어, 낯익고 정겨운 도시랍니다. 구봉산의 봄은 저렇게 왔었군요. 쏘공원에도 벚꽃이 이제 피기 시작했어요. 노루 2011.04.06 13:09 그러면 정말 춘천을 잘 아시겠네요.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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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짧은 글 2011. 3. 27. 04:00
뛰어 들어가 오르는 공 때리며 생동감 펄펄 테니스에서 내가 아마 가장 잊지 못하는 것은 튀어오르는 공(rising ball)을 칠 때의 그 쾌감이다. 하이쿠 핑계로 다만 세 줄 글을 올리기가 벌써 세 번째다. 그래도 알맹이를 말했지 싶다. 때로는 5 - 7 – 5 음절 형식 때문에 더 길게 쓸 수도 없는 게 고맙다. 한 문장에서 단어에 비해 음절이 너무 많은 편인 우리 말에는 하이쿠는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다. 그저, 제대로 쓰려면 너무 많이 써야해서 피하고 싶거나 또는 별로 잘 알리고 싶지 않을 때, 짧은 낙서나 메모로, 그리고 재미 삼아, 써보는 거다. 3/19/11 -------------------------------------------------------------------------- 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