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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수용소 (태평양 전쟁 중 미국과 카나다에)책 읽는 즐거움 2022. 5. 2. 03:43
읽은 책의 이름이나(사실상 이름만) 내 블로그에 포스팅해 놓는 것은 그 제목 마저도 이제는 까마득히 잊혀지는 적이 많아서다. Elizabeth Mullener 의 비소설 "War Stories" (2002) 에서, 일본계 미국인 Lawrence Yatsu 가 그가 열여섯 살이던 1942년 여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의 아리조나 주 Poston Internment Camp 수용소 생활에 대해 쓴 회고록 읽으면서 오래전에 그런 수용소에 관한 세 권의 책을 읽은 생각이 났다. 내 블로그 포스트에 언급한 것 같은데 한 권도 못 찾겠는 걸 보니 아니었나 보다. "Manzanar" 와 일본계 카나다 작가 Joy Kogawa 의, 카나다 일본인 수용소 얘기가 나오는, 소설 "Obasan"은 책장에서 찾았다. 캘리포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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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Kenyon 의 시 "제가끔의 색깔로"시 2022. 4. 28. 07:21
오늘(4/27)은 내 블로그 메뉴 [Writer's Almanac]에 들어가서 Jane Kenyon의 시 "In Several Colors" 를 (그리고 오늘이 생일인 18세기 후반의 작가/철학자이자 원조 페미니스트랄 수 있는 Mary Wollstonecraft 에 대해) 읽는다. 엊그제 포스팅한 책 Amy Bloom, "In Love"에서 읽은, Brian 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Allegro Ma Nnon Troppo "를 읽고 Amy 는 두 제인 -- Jane Hirshfield 와 Jane Kenyon -- 의 시를 읽는 장면이 생각난다. Hirshfield 는 이 불로그에도 서너 번은 포스팅한 기억이 있지만, Keynon 에 대해선 생각나는 게 없던 차에 금방 이렇게 그녀의 시를 만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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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Bloom, "In Love: A Memoir of Love and Loss"책 읽는 즐거움 2022. 4. 26. 10:26
Amy Bloom, "In Love: A Memoir of Love and Loss" (2022) 책 머리의 글: "Please write about this," my husband said. 작가/심리치료사 Amy Bloom 의 남편 Brian 은 2019년 8월 MRI 검사 결과, Amy 가 4년 전부터 예견한 대로, 알츠하이머 환자 판정을 받았다. Brian 은 존엄사를 택하기로 결정하고 그들은 결국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assisted suicide' 병원(?) Dignitas 를 찾아내어 Brian 은 2020년 1월말 거기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anti-emetic 을 마시고 카우치에서 편한 자세를 취한다. 곁에 앉은 나는 잡고 있던 그의 손을 놔준다. 그가 손짓하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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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e" "The Feast of the Goat"책 읽는 즐거움 2022. 4. 24. 11:56
큰딸 지인 70대 흑인 여성은 "Caste" 를 읽고 나서 너무 마음이 상해서 Isabel Wilkerson 의 또 다른 비소설 (이 블로그에도 포스팅한) "The Warmth of Other Suns" 읽어보기를 단념했다고 들었다. 나도 "The Warmth" 한 권이면 됐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Caste"도 읽게 되고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And yet, somehow, there are the rare people, like Einstein, who seem immune to the toxins of caste"라는 Wilkerson 의 말에는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Einstein 같지 않은 사람들이 그리 많다는 데에 오히려 놀라는 사람들도 많다. 책을 마지막 장 "The He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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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인가?시 2022. 4. 21. 11:10
사월은 미국에서는 '시의 달'(National Poetry Month)이다. 이를 축하하기 위한 특집 "What Is Poetry?"는 시가 무엇인가에 대한 Elisa Gabbert 의 에세이로 시작한다. Elisa Gabbert: Toward a Definition of Poetry (아래 삽화와 발췌는 이 에세이로부터) Sue 여라 나는 Emily 이고 -- 다음에는, 여지껏 네가 무엇이었든, 무한이어라 -- 에밀리 디킨슨이 올케에게 보낸 편지 I once heard a student say poetry is language that’s “coherent enough.” I love a definition this ambiguous. ['coherent enough' 알아들을 만큼은 조리가 있는]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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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 시인의 시 "한가로운 날"시 2022. 4. 16. 07:54
임보 시인의 한가로운 날처럼 나는 날마다 한가하다 그런데다 그 한가로움과 평화를 표현하는 것마저도 그의 시를 빌린다 시인이 덜 민망해하실까 한가로운 날 / 임보* 그제는 혼례식에 참석했고 어제는 장례식에 다녀왔다 오늘은 아직 일이 없으니 몇 줄의 글을 읽으며 빈둥거려도 된다 내 자리가 높지 않아 찾아오는 이 없고 내 가진 것 많지 않아 욕심내는 이 없고 각별히 사랑하는 이 없으니 시새움 걱정 없고 지나치게 미워하는 이 없으니 원망에도 자유롭다 아침엔 세 평의 채소밭에 나가 물을 주고 낮에는 뜰의 풋고추, 씀바귀 잎을 따다 향긋한 된장에 찍어 물 만 밥을 씹는다 저녁엔 잘 익은 매실주 둬 잔이 기다리고... 늙은 소나무엔 아침저녁 까치들이 드나들고 감나무 매화나무엔 종일 참새들이 드나들고 호박덩굴엔 호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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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 Chang 의 시 "그 음악"시 2022. 4. 13. 09:40
뉴요커 이번 호(April 18, 2022)에는, 두 주 후에 나오는, Victoria Chang 의 시집 “The Trees Witness Everything”에서 시 다섯 편이 실렸다. 그중 시 "The Music"을 여기 번역, 소개한다. 이 시집의 대부분 시들이 다양한 일본 와카 형식(예를 들어 5-7 5-7 7 음절 형태)으로 쓰였다는데, 이 시도 그렇다. 영어 원문에서는 그 패턴이 드러난다. 그 음악 Victoria Chang 언젠가 나는,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음악과 사랑에 빠졌다. 음악이 흐르고 있을 때 내 마음은 종이배처럼 떠다녔다. 음악이 멈췄을 때, 나는 여든이었다. Victoria Chang (사진: Poetry Foundation 웹사이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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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 Patchett 에세이집 "These Precious Days"책 읽는 즐거움 2022. 4. 10. 02:47
Ann Patchett, "These Precious Days: Essays" (2021) (위) 겉표지 앞, (아래) 겉표지 뒤 에세이 "Cover Stories"는 Ann Patchett 가 낸 책들의 표지 선정에 대한 얘기다. 이 책의 표지 그림으로는 친구 Sooki Raphael 의 두 그림 중 선택이 어려워 앞뒤에 다 쓰기로 Ann 은 결정한다. "The Dutch House" cover 는 딱 소설 속 Maeve 의 초상화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Ann 도 그랬단다. Sooki 는 Ann 의 초청으로 팬데믹 중 내쉬빌 Ann 의 집에 머물며 암 치료를 받았다. 그때 얘기가 타이틀 에세이다. 모두 24편의 에세이가 실려있다. "Three Fathers," Sooki 의 마지막 날들을 함께 보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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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Ink," "Homo Deus," "The Three-Body Problem"책 읽는 즐거움 2022. 4. 8. 11:53
Yuval Noah Harari, "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2015) 이 책을 서점에서 보고는 안 사기로 했었는데, 동네 도서관 라운지에서 보고는 (3불에) 안 살 수가 없었고 덕분에, 책 뒷부분은 다소 지루했지만, 대체로 재밌게 읽었다. 첵 제목에 거부감을 느낄 이가 있을 것 같지만, 저자의 생각을 들어본다는 생각으로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Given that some of the big political visions of the twentieth century led us to Auschwitz, Hirosima and the Great Leap Forward, maybe we are better off in the hands of pet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