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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Simic 의 시 "바람 부는 날"시 2021. 9. 18. 08:45
바람 부는 날 / 찰스 시믹 두 장의 팬티, 하나는 흰색 하나는 분홍빛, 빨랫줄에 매달려서 위아래로 펄럭였다, 그들이 사랑에 쏙 빠졌다고 온 누리에 알리면서. 이번 (Sept 20, 2021) 호 잡지에 실린 Charles Simic 의 시 "Windy Day" 를 번역했다. 는, 다른 읽을 거리가 많아서 지난달 (큰딸이) 구독 정지했는데도 계속 온다. 사실, 미국에서 잡지 한 권만 구독한다면 그만 한 잡지도 없다는 생각이다. 매달 한 편의 단편 소설과 한두 편의 시가 실리고 관심을 끄는 일반 기사도 자주 실린다. Brooks Jarvis, "Living longer or choosing not to" (May 17, 2021)도 흥미롭다. Charles Simic 의 시와 함께 폴란드 작가 Olga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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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Louise Glück: Poems 1962 - 2012"시 2021. 9. 1. 04:45
in such a world, to scorn priviledge, to love reason and justice, always to speak the truth ..... which has been the salvation of our people since to speak the truth gives the illusion of freedom. --- Louise Glück, "Legend"의 마지막 부분. 뉴욕타임즈의 By The Book (독서에 관한 작가 인터뷰) 칼럼에서 영화평론가/수필가/소덜가/시인 Phillip Lopate 가 가장 최근에 읽은 'great book'이 Louise Glück 의 이 시집이라고 한 것을 읽고서,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몇 편의 시를 읽고 반납했던 이 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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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트러클의 시 "저녁녘의 감상(感想)"시 2021. 8. 10. 06:53
어느 블로그 포스팅에서 게오르크 트러클에 관한 얘기를 읽고, 전에 포스팅한 Georg Trakl 의 시 "My Heart at Evening" 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보니 영역본만 올렸었다. 재미 삼아 번역해 올린다. (독일어 원문으로부터의 직접 번역을 볼 수 있으면 이게 얼마나 빗나가 있는지 알 텐데 ....) 저녁녘의 감상(感想)感想 저녁녘이 되면서 박쥐 소리가 들린다. 검은 말 두 마리가 목초장에서 뛰어가고, 붉은단풍나무 잎새들이 솨아~ 소리를 낸다, 길 걷던 이가 저 앞에 술집을 본다. 너츠와 새로 빚은 포도주가 맛있다, 맛있다: 비틀비틀 취해서 어두워지는 숲으로 든다. 마을의 종소리들이, 아프게 들리며, 검은전나무 가지들 사이로 울린다, 얼굴에 이슬이 맺힌다. 번역해 보는 재미라고 하지만 그게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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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ézanne 에 관한 Stephen Dobyns 의 시 두 편시 2021. 8. 7. 12:23
자주 가는 우리 동네 Koelbel Libray 와, 여행 중에 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늘 들어서 좋아하는, Smoky Hill Libray 말고도, May Library도 나는 종종 이용하는데 그 라운지 서가에는, 다른 두 도서관 라운지와는 달리, 따로 시집들만 꽃혀있는 코너가 있다. 맘에 드는 어떤 시집은 (2불이나 3불에) 사오기도 하고, 또 어떤 시집은 그냥 거기서 읽어보고 한두 편 사진을 찍어오기도 하는데 Stephen Dobyns 의 시집 "Velocities"에 실린 세잔느에 관한 두 편의 시도 그렇게 가져왔다. 시인이 화가를 소재로 쓴 시를 종종 본다. 전에 포스팅한, Seamus Heaney 의 시 "An Artist" 도 세잔느를 연상시킨다. 이 두 시를 읽으면서 또 생각나는 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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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Carlos Williams 가 특히 좋아한 자작시 "The Descent"시 2021. 8. 3. 00:43
Stephen Crane 의 시를 포스팅하면서, 연전에 읽은, 시인들의 'favorite' 자작시 한 편씩을 모은 시선집과 거기 실린 William Carlos Williams 의 "The Descent"를 떠올렸다. (그 시선집*을 계속 갖고 있었어야 했다.) 그가 그 시를 꼽은 까닭을 좀 더 잘 알 것 같다. 시 "The Descent"가 새삼 더 부드럽고 친밀하게 읽힌다. 덧붙임(1/16/2022): 아래는 1982년에 출판된 그 시선집 표지다. The Descent William Carlos Williams The descent beckons as the ascent beckoned Memory is a kind of accomplishment a sort of renewal even an 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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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en Crane 의 시 몇 편시 2021. 7. 31. 07:51
Christopher Benfey 엮음, "Stephen Crane: Complete Poems" ((2011) 엮은이의 서문에는, Stephen Crane 이 유명한 자신의 소설 "The Red Badge of Courage"보다도, 삶에 대한 전체적인 생각을 담으려고 애쓴, 짧은 시 68편이 실린 자신의 작은 시집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 게 인용되어 있다. 인상적이고 이해가 되는 이야기다. 문득, 시인들이 잘 안 알려진 시를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자작시로 꼽는 것 같은 것도 비슷하게 이해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시, 예를 들어, William Carlos Williams 의 "The Descent"를 나도 이제 더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지금 찾아서 다시 읽어보니 두 가지 다 맞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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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ell Berry 의 시 "들장미"시 2021. 7. 15. 10:32
"갑자기 네가 내 눈 앞에 불꽃으로 일렁인다." 시인 Wendell Berry 가 아내를 위해 썼다는 시 "The Wild Rose"가 생각나서 번역해 본다. ('suddenly you flare in my sight'의 더 나은 번역이 나중에 문득 떠올라주면, 또는 누구에 의해서 주어지면, 좋겠다.) 덧붙임: 원문의 'daily custom'을, 어색하게, '일상의 관습'이라고 했던 것을 여름하늘님이 알려주신 대로 '일상의 습관'으로 고쳤습니다. 무엇보다도, 더 나은 표현을 생각만 않으시고 댓글로 알려주신 게 고맙고 기쁘네요. 들장미 / 웬델 베리 종종 일상의 습관과 믿음에 감춰져서 심장의 박동처럼 네가 곁에 있음을 모르고 산다, 갑자기 네가 내 눈 앞에 불꽃으로 일렁인다, 덤불 가장자리에 핀 들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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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관한 짧은 시 두 편시 2021. 6. 16. 12:02
Wendell Berry 의 시 "Like Snow"를 그의 시집 "Wendell Berry: New Collected Poems" (2012)에서 읽으면서, 얼마 전에 잡지 "The New Yorker" (2/8/2021)에서 읽은 Charles Simic 의 시 "There Is Nothing Quieter" (2/1/2021)를 떠올렸다. 그대로 옮겨 놓기가 신경쓰여서 번역해서 올리지만, 원문이 좋다. 눈 내리듯 Wendell Berry 우리 일을 눈 내리듯 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조용히, 조용히, 아무것도 빠뜨림 없이. 더 조용한 것은 없네 Charles Simic 누구도 깨우는 일이 확실히 없도록 눈송이마다에 안달하며 보드랍게 내리는 눈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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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Pauline Johnson 의 시 "Fire-Flowers"시 2021. 5. 3. 23:49
Fire-Flowers Emily Pauline Johnson And only where the forest fires have sped, Scorching relentlessly the cool north lands, A sweet wild flower lifts its purple head, And, like some gentle spirit sorrow-fed, It hides the scars with almost human hands. And only to the heart that knows of grief, Of desolating fire, of human pain, There comes some purifying sweet belief, Some fellow-feeling beauti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