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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ell Berry 의 시 "들장미"시 2021. 7. 15. 10:32
"갑자기 네가 내 눈 앞에 불꽃으로 일렁인다." 시인 Wendell Berry 가 아내를 위해 썼다는 시 "The Wild Rose"가 생각나서 번역해 본다. ('suddenly you flare in my sight'의 더 나은 번역이 나중에 문득 떠올라주면, 또는 누구에 의해서 주어지면, 좋겠다.) 덧붙임: 원문의 'daily custom'을, 어색하게, '일상의 관습'이라고 했던 것을 여름하늘님이 알려주신 대로 '일상의 습관'으로 고쳤습니다. 무엇보다도, 더 나은 표현을 생각만 않으시고 댓글로 알려주신 게 고맙고 기쁘네요. 들장미 / 웬델 베리 종종 일상의 습관과 믿음에 감춰져서 심장의 박동처럼 네가 곁에 있음을 모르고 산다, 갑자기 네가 내 눈 앞에 불꽃으로 일렁인다, 덤불 가장자리에 핀 들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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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관한 짧은 시 두 편시 2021. 6. 16. 12:02
Wendell Berry 의 시 "Like Snow"를 그의 시집 "Wendell Berry: New Collected Poems" (2012)에서 읽으면서, 얼마 전에 잡지 "The New Yorker" (2/8/2021)에서 읽은 Charles Simic 의 시 "There Is Nothing Quieter" (2/1/2021)를 떠올렸다. 그대로 옮겨 놓기가 신경쓰여서 번역해서 올리지만, 원문이 좋다. 눈 내리듯 Wendell Berry 우리 일을 눈 내리듯 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조용히, 조용히, 아무것도 빠뜨림 없이. 더 조용한 것은 없네 Charles Simic 누구도 깨우는 일이 확실히 없도록 눈송이마다에 안달하며 보드랍게 내리는 눈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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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Pauline Johnson 의 시 "Fire-Flowers"시 2021. 5. 3. 23:49
Fire-Flowers Emily Pauline Johnson And only where the forest fires have sped, Scorching relentlessly the cool north lands, A sweet wild flower lifts its purple head, And, like some gentle spirit sorrow-fed, It hides the scars with almost human hands. And only to the heart that knows of grief, Of desolating fire, of human pain, There comes some purifying sweet belief, Some fellow-feeling beauti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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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gie Smith 의 시 "Good Bones" 그리고 즐거운 날들시 2021. 4. 8. 10:18
세상은 적어도 오십 퍼센트는 고약하다, 그것도 줄잡아 그렇다, 이걸 내 아이들에겐 숨기지만. 새 한 마리가 있으면 새에게 던져지는 돌멩이가 하나 있다.... 인생은 짧고 세상은 적어도 반은 고약하다, 한 친절한 낯선 이가 있으면, 너를 마음 아프게 할 한 사람이 있다, 이걸 내 아이들에겐 숨기지만. 나는 애들에게 세상을 팔아보려고 하고 있다.... 이곳은 아름다울 것 같다, 그렇지? 너희들이 이곳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 거야. -- Maggie Smith, "Good Bones" '골격이 튼튼한 집'(good bones), 모르면서 나는 그런 얘기를 할 생각은 없다. 아무튼 내게는 세상이 반 이상은 괜찮아 보인다. 물론, 한국의 태극기 떼나 때 아닌 성조기를 내건 집들이 많은 여기 어느 동네 풍경을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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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 두 편시 2021. 3. 12. 01:35
하이쿠 두 편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Lydia Davis 의 "Essays One" (2019) 에서 읽었다. Ron Padgett 의 "Haiku" First, five syllables. Second, seven syllables. Third, five syllables 첫째, 오 음절 둘째는 일곱 음절 셋째, 오 음절 Lydia Davis 의 한 친구는 그녀에게, 진담으론지 아닌지, 그가 기억하고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유용한 시는 Ron Padgett 의, 하이쿠를 정의한, 이 시라고 말했다고. Matsuo Bashō 의 하이쿠 마츠시마, 아! 아, 아, 마츠시마, 아! 마츠시마, 아! 바쇼가 마츠시마 섬의 아름다움에 말이 막혀 이렇게 밖에 표현 못한 이 시가 그의 가장 유명한 하이쿠의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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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ts 의 시 "The Tower" (부분)시 2021. 2. 28. 11:01
The Tower BY William Butler Yeats I What shall I do with this absurdity — O heart, O troubled heart — this caricature, Decrepit age that has been tied to me As to a dog's tail? Never had I more Excited, passionate, fantastical Imagination, nor an ear and eye That more expected the impossible — No, not in boyhood when with rod and fly, Or the humbler worm, I climbed Ben Bulben's back And had th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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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Dikinson 의 시 "사랑밖에"시 2021. 2. 16. 10:45
다른 이들이 어떤 것들을 쉽게도 잘 표현하는 걸 들으면 즐겁다. 그런 적이 자주 있다. 영시를 번역하면서는 그런 사람을 종종 떠올리게 된다. 전에 올린 Emily Dikinson 의 시 "Homely Gift" 에도 썼지만, 강은교 시인이 대학원 시절엔가 번역한 에밀리 디킨슨의 시선집 (영한대조) "고독은 잴 수 없는 것"을 2018년 서울 방문 때 사게 된 건, 그러고 싶을 때 원문을 먼저 번역해보고나서 강 시인의 번역과 비교해보면 재미도 있고 우리말 공부도 될 것 같아서였다. 오늘 "생일: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에서 에밀리 디킨슨의 "That Love Is All There Is" 원문과 번역(장영희)을 읽어보니, 내(가 원문을 읽으면서속으로 해본) 번역과는 좀 다르다. (장영희 교수가 주신 세 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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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Swir 의 시 "바다와 사람"시 2021. 2. 7. 08:45
시 쓰는 이는 시를 이렇게도 저렇게도 쓸 수 있다. 시 읽는 이도 이렇게나 저렇게나 읽을 수 있다. 시 읽기의 한 즐거움은 자유 연상이다. 시의 한 단어가 열린 창문이 되어 그 바깥 하늘로 날아오를 수도 있다. 나는 또 왜 이런 빤한 애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래는 Anna Swir 의 시 "The Sea and the Man" (Czeslaw Milosz & Leonard Nathan 영역)의 번역이다. 바다와 사람 / Anna Swir 겸손으로나 황홀해함으로나 바다를 길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그를 마주보며 웃을 수는 있다. 웃음은 터뜨린 웃음처럼 잠깐 살다가는 이들이 처음 만들어냈다. 영원한 저 바다는 결코 웃음을 배우지 못한다. Konstantinos Volanakis, "The Fishe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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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szard Krynicki 의 시 "어찌 할 수가 없구나"시 2021. 2. 7. 00:42
이번에도 Czeslaw Milosz (체스와프 미워시) 편집, "A Book of Luminous Things: An International Anthology of Poetry"에서 읽은 시다. 폴란드 시인 Ryszard Krynicki 의 "I Can't Help You" (Stanislaw Baranczak & Clare Cavanagh 영역). 어찌 할 수가 없구나 / Ryszard Krynicki 불쌍한 나방이, 어찌 할 수가 없구나, 불을 끄는 것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