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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v Hauge 의 시 "소라"시 2020. 8. 16. 04:06
소라 Olav Hauge 너는 영혼을 위해 집을 지어서는 달팽이처럼 등에 지고 별빛 아래 자랑스레 돌아다닌다. 위험 가까이서는 너는 안으로 기어들어 딱딱한 껍질 안에서 안전하다. 네가 더는 없을 때도 네 집은 살아남는다, 네 영혼의 아름다움에 대한 증언으로. 그리고 네 고독의 바다가 안에서 깊이 노래한다. -- Robert Hedin 의 영역을 번역. -------------------------------------------------------------- 숲지기2020.08.16 19:09 어젯밤에 이 시를 읽으면 잠들었습니다. 소라가 더는 살지 않아도, 집이 대신 살아서 소라의 영혼이 아름다웠다고 고독한 바다가 들어와서 노래해 주네요. 찬란하게 아름다운 시, 들리고 보이는시, 노루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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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v Hauge 의 시 "단어 하나"와 "죽은 나무"시 2020. 8. 5. 00:47
단어 하나 Olav Hauge 단어 하나 -- 차디찬 강물에 돌 하나. 돌 하나 더 -- 건너가려면 난 많은 돌이 필요하다. -- Olav Grinde 의 영역본을 번역. 죽은 나무 Olav Hauge 까치가 떠났다, 그 새는 죽은 나무에 둥지 짓기를 거부한다. -- 영역본(아마 Robert Bly 의)을 번역. ------------------------------------------------------------------- eunbee2020.08.05 16:11 무정한 까치 까치가 떠난 뒤 죽은 나무의 영혼 휘잉 휘잉 흐느낀다 죽은 등걸에 매달린 미련 아직도 둥지를 받혀줄 남은 사랑 노루2020.08.06 04:32 곧게 선 죽은 나무는 아직도 멋진 그림. 하지만 그 나무가 아니다, 살아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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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v Hauge 의 시 "오늘은 알았지"시 2020. 8. 4. 04:33
오늘은 알았지 Olav Hauge 오늘은 알았지 내가 좋은 시 한 편 썼다는 걸. 과수원으로 들어서는데 새들이 노래하고 Børgefjell 산맥 위로는 태양이 상냥스러웠지. - Robert Bly 영역본을 번역. ------------------------------------------------------------------------------------ eunbee2020.08.04 08:33 "나도 오늘 알았네" 교수님이 소개해 주신 시바타 도요나 Olav Hauge의 시를 보면 '평범한 내용을 수수하게 표현한 시로도, 충분히 시 읽는 즐거움을 준다는'(교수님 답글에서)걸. 내겐 이런 시가 더 좋게 읽혀진다는 것을 이제 알았네. 노루2020.08.04 13:09 ㅎ 지금 알게되는 거지만,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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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v Hauge 의 시 "세 편의 시를 썼다"시 2020. 8. 2. 22:52
세 편의 시를 썼다 Olav Hauge 세 편의 시를 썼다, 그가 말했다. 시를 세다니. 에밀리는 상자 속으로 던져 넣곤 했으니, 시를 셌을 리가 없지, 그녀는 그저 차 한 잔 또 마시면서 새 시를 썼지. 그래 맞아, 좋은 시는 차의 향이나 흙 그리고 막 쪼갠 장작 냄새가 나야 해. - Robin Futon 영역본을 번역. It's the Dream: The poetry of Olav H. Hauge by P. G. R. Nair ----------------------------------------------------------------------- 숲지기2020.08.03 02:52 저 작은 책상에 앉아서 디킨슨이 시를 썼었군요. 금방 쪼갠 장작 냄새가 나는 시, 공감합니다. 노루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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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v Hauge 의 시 "저녁 구름"시 2020. 7. 28. 02:26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는 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이 서가에 없으면 굳이 나서서 Inter-Library Loan 을 통해서라도 읽어볼 수 있게 해준다. 여지껏 늘 그랬다. 친절한 도서관 직원들이고 고마운 도서관이다. 노르웨이 시인 Olav Hauge 의 시집 두 권도 그 덕분에 읽었다. Robin Fulton 영역의 "Olav Hauge: Selected Poems" (1990) 그리고 Robert Bly 와 Robert Hedin 영역 "The Dream We Carry: Selected and Last Poems of Olav Hauge" (2008) -- 각각 오레곤 주와 캔사스 주에 있는 대학의 도서관 책 -- 를 읽고서 열네 편의 시를 골라 베껴 놓았다. 이 영역 시들을 번역해보고 싶지 않으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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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Kooser 의 시 "Late Lights in Minnesota"시 2020. 7. 8. 09:29
오래전에 처음 읽은 이 시의 세 이미지가 아주 가끔 떠오른다. Late Lights in Minnesota By Ted Cooser At the end of a freight train rolling away, a hand swinging a lantern. The only lights left behind in the town are a bulb burning cold in the jail, and high in one house, a five-battery flashlight pulling an old woman downstairs to the toilet among the red eyes of her cats. 깔끔하고 명료한 원문이지만 번역은 '적당히' 이상으로 하기가 역시 쉽지 않다. 그래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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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v Hauge 의 시 열 편시 2020. 7. 6. 02:25
오늘 아침엔 우연히 노르웨이 시인 Olav Hauge 의 시를 읽게 됐다. 바로 아래 세 편은 임선기 시인의 번역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복잡한 사람이었다. 희곡작가이자 배우이자 시인이었으니. 그런데 그의 시는 너무 쉬워서 현관에 놓인 나막신처럼 바로 신으면 되었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세 편) 야생 장미 꽃 노래는 많으니 나는 가시를 노래합니다. 뿌리도 노래합니다 -- 뿌리가 여윈 소녀의 손처럼 얼마나 바위를 열심히 붙잡고 있는지요.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눈이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춤추며 내리는 눈 송이에 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 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 내가 대신 눈을 맞을 것인가 저녁 정원을 막대를 들고 다닌다 도우려고 그저 막대로 두드려주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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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A Dream at Night," 내가 생각하는 '시'시 2020. 6. 10. 03:55
항가리 시인 Sandor Weores 의 시 "Rain" 그리고 11세기 중국 시인 Mei Yao Chen 의 시 "A Dream at Night"는, Czeslaw Milosz 가 편집 하고 시마다에 짧게 코멘트한, 시선집 "A Book of Luminous Things: An International Anthology of Poetry" (1996)에서 읽었다. 내가 아끼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시선집인데, 이 책에 실린 시들은 버클리의 Milosz 와 Robert Hass 공동 시 강의에 교재로도 쓰였다고 한다. 두 시 다 평이하다. 많게나 적게나 놓친 원문의 음악성으로 해서 원문보다 덜 시적일 번역시여서 그런 느낌을 더 주기도 하겠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즐기는, '시'는 이런 시면 충분하다는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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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Frost 의 시 "Dust of Snow"시 2020. 5. 22. 01:38
눈가루 Robert Frost 소나무 위에서 까마귀 한 마리 장난스레 내게 눈가루를 뿌린다 종일 울적하던 기분 사라지고 유쾌해진다 될수록 직역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내게는 이 정도의 의역이 한계인 것 같다. 어쨌든, 까치가 뿌려준 눈가루 덕분에 하루가 우울한 채로 끝나지 않았다는 원문의 내용은 그런대로 그대로이다. Dust of Snow The way a crow Shook down on me The dust of snow From a hemlock tree Has given my heart A change of mood And saved some part Of a day I had r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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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규 시인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시 2020. 5. 19. 23:40
'4·19 시위 대열에 섰던 내가 이제는 학생들을 막아야만 하다니….' 60학번 젊은 교수의 마음이 착잡했다. 연필을 들어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시(詩)를 적어 나갔다. 아래 인터뷰 기사에 나오는, 김광규 시인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쓰여진 이야기다. 이 시 전문과 함께, 번역 시집 브레히트의 "살아 남은 자의 슬픔"에 대한, 그리고 시 쓰기에 관한 이야기도 이 기사에서 읽을 수 있다. 김광규 시인 인터뷰 기사 "문학이라는 것은 아주 구체적인 서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어로 쓰려고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고칩니다. ‘이걸 보통 사람이 읽으면 알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쓰는 것이 저의 ‘시학(詩學)’이에요. 평생 그런 정신을 지켜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