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Keith Wilson 의 시 "뒤뜰에서 황혼 녘에"시 2021. 2. 1. 03:46
Keith Wilson 의 시 "Dusk in My Backyard"를 번역해본다. 이 시도 Anna Swir 의 "Poetry Reading" (지난 주 포스팅)이나 마찬가지로 Czeslaw Milosz 의 시선집 "A Book of Luminous Things: An International Anthlogy of Poetry"에서 읽었다. 언젠가 나도 어둑어둑해진 뒤뜰에서 저만치에 불 밝힌 우리 집 창문을 들여다 보면서 조금은 묘한 기분이 들어서 '짧은 글'로 적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내가 그런 형태의 글쓰기를 선호하는 간단한 이유 하나는, 이 시 마지막 줄의 "집 안에는 포도주, 웃음"처럼 문장이나 글을 얼버무려도 되는 게 편해서다.) 뒤뜰에서 황혼 녘에 / Keith Wilson 긴..
-
Anna Swir 의 시 "시 낭송"시 2021. 1. 24. 10:43
폴란드 시인 Anna Swir 의 "Poetry Reading" (Czeslaw Milosz & Leonard Nathan 영역)을 번역해본다: 시 낭송 / Anna Swir 나는 둥글게 오그리고 누워있다 추운 개처럼. 왜 내가 태어났고 왜 삶이 이런 괴물인지 누가 말해줄까. 전화가 울린다. 가서 시 낭송을 해야 한다. 내가 들어선다. 백 명의 사람들, 백 쌍의 눈들. 그들이 쳐다본다, 기다린다. 무엇에 대해선지 나는 안다. 나는 그들에게 말해야 하는 거다 왜 그들이 태어났고, 왜 삶이 이런 괴물인지를. 이 시에 대한 Czeslaw Milosz (체스와프 미워시)의 짤막한 코멘트에 따르면, 폴란드에서는 시를 단지 미적 경험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시 낭송회에 삶과 죽음에 관한 여러 질문을 갖고 참석한..
-
Amanda Gorman’s Inauguration Poem "The Hill We Climb"시 2021. 1. 21. 07:48
L. A. Magazine 기사와 비디오 아래는 위 기사에서: “The Hill We Climb” Amanda Gorman When day comes we ask ourselves, where can we find light in this never-ending shade? The loss we carry, a sea we must wade. We’ve braved the belly of the beast, we’ve learned that quiet isn’t always peace and the norms and notions of what just is, isn’t always justice. And yet the dawn is ours before we knew it, somehow we do i..
-
Adam Zagajewski 의 시 "백미러"시 2021. 1. 15. 01:43
폴랜드 시인 Adam Zagajewski 의 시 "Auto Mirror" (Czeslaw Milosz & Robert Hass 영역)를 번역해 본다. 백미러 / Adam Zagajewski 백미러에 느닷없이 보베(Beauvais) 대성당 몸체가 보였다; 잠깐 동안은 위대한 것들이 사소한 것들에 깃들인다. 이 시는 체스와프 미워시 Czeslaw Milosz 가 짧은 코멘트를 곁들여 편집한 시선집 "A Book of Luminous Things: An International Anthology of Poetry" (1996) 에서 읽었다. 5년 전에 덴버대 캠퍼스의 "The Book Stack"에서 2불에 산 이 책을 나는 아끼면서 종종 다시 꺼내 읽곤 하는데, 몇 편의 시는 번역해 여기 포스팅하기도 했지만..
-
Olav Hauge 의 시 "나뭇잎집과 눈집"시 2021. 1. 11. 02:50
Olav Hauge 의 시 "Leaf-Huts and Snow-Houses" (Robin Fulton 영역)을 번역해 본다. 나뭇잎집과 눈집 /올라브 하우게 이 시들은 별것 아니다, 그저 몇 단어들이 아무렇게나 얹혀있다. 그럼에도 난 이런 시들을 쓰는 게 괜찮다는 생각이다, 그러고나면 한동안 나는 집 같은 걸 갖게 된다. 어렸을 적 우리가 지은 나뭇잎집을 기억한다: 기어들어가 앉아서 빗소리 들으며 황야에 홀로인 듯 느끼던, 콧잔등과 머리칼엔 빗방울 -- 또는 크리스마스 때 눈집, 추운 저녁 기어들어가서 틈새를 마대로 막고 촛불 켜 놓고 있던. ---------------------------------------------------------------- 교포아줌마2021.01.15 01:00 어릴 적..
-
Olav Hauge 의 시 "겨울 아침"시 2021. 1. 9. 11:56
이번엔, 노르웨이 시인 올라브 하우게의 시 "Winter Morning" (Robert Bly 영역) 의 번역이다. 모아 놓은 그의 시(영역본) 열네 편 중에 번역해서 포스팅한 열두 번째 시다. (이 블로그에서 시인의 이름을 검색해서 읽어볼 수 있을 텐데, 다 거의 떠오르는 대로의 거친 번역들이라서, 어색한 부분에 대해 나은 표현들을 누가 고맙게도 좀 제시해주시면 좋겠다.) 아침 / 올라브 하우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니 유리창엔 성에가 끼어 있었지만 난 좋은 꿈으로 해서 달아올랐다. 그리고 난로는 밤새 재미본 나무 토막으로부터 따스함을 발산했다. 번역 노트 "the stove poured out its warmth"(Robert Bly 영역)나 "the stove spread warmth"(Robin F..
-
Olav Hauge 의 시 "너는 아는구나"시 2021. 1. 8. 07:03
노르웨이 시인 Olav Hauge 의 시 "I See You've Learnt" (Robin Fulton 영역) 를, Robert Hedin 영역 "I See You've Learned" 와 함께 읽으면서 일단 대강 번역해 본다. 너는 아는구나 / 올라브 하우게 나는 네가 단지 몇 단어를, 몇 단어와 짧은 문장들을 여우비처럼 빛과 공기의 여백을 두며 페이지에 천천히 내려 앉게 하는 게 맘에 든다. 너는 숲 속에 장작더미 쌓는 법을 배웠구나, 잘 마르도록 높게 쌓아야 좋은 걸; 길고 낮게 만들면 장작이 젖고 썩는 걸. * Fulton 의 'a rain shower' 와 Hedin 의 'a fine rain' 을 나는 '여우비'로 번역했다.
-
까마귀: Charles Simic 의 시 "보이지 않는 것들"에서시 2020. 12. 14. 10:40
Charles Simic (시믹)의 시 "The Invisible"의 한 연이다. 그제 세실리아님 블로그 포스트 "까치야"에, 마침 그 전날 읽은 이 연이 떠올라서, 번역해서 댓글로 달았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종종거리는 저 까마귀는 전생에 분명 철학 교수였다 달라진 처지인데도 여전히 이따금씩 마치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말하듯 주둥이를 연다 그리고는 눈(snow)밖에 안 보이니 어리둥절해서는 어두운 한 창문을 올려다본다 -- Charkes Simic, "The Invisible" 에서. ---------------------------------------------------------------------------- cecilia2020.12.16 00:49 고개를 끄덕이며 종종거리는 저 까마귀는 전생..
-
Charles Simic 의 짧은 시 "십일 월"시 2020. 12. 2. 04:09
이번 주 The New Yorker (잡지)에서 읽은 Serbian American 시인 Charles Simic 의 시 "November"를 번역해 본다. 이 시는 특히, 내가 내게 보여주는, 시의 한 '예'로 포스팅하는 거다. 뉴욕커에는 매번 두 편 정도의 시가 실린다. 이 시인은 1990년에 시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십일 월 / Charles Simic 어둡고 비 내리는 이 밤에 오히려 더 드러나는 모든 남자와 여자가 살아가면서 지고 가야 하는 십자가들. -- The New Yorker, Nov. 30, 2020 (또는 조금 다르게: 모든 남자와 여자가 살면서 감당해야하는 슬픔과 시련 어둡고 비 내리는 이 밤에 오히려 더 잘 보이는. ) ▶ Charles Simic 의 시 몇 편 더 ▶ Disc..
-
Louise Glück 에세이집 "American Originality" 에서시 2020. 11. 20. 01:27
Louise Glück, "American Originality: Essays On Poetry" (2017) 스무 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는데 그 중 열 편은, Louise Glück 이 심사, 선정한 First Book Prize 로 출판된 시집마다에 쓴 그녀의 서문이다. 아래는 Fady Joudah 의 시집 The Earth In The Attic 서문에 인용된 그의 시: The carpenter Dying of cancer in a hospital bed Saying, god, I know Yuo've given me misfortune But when I get up there There'd better be a damn Good reason for it, I've got nothing again..